[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비긴어게인3'에는 자극이 없다. 그저 노래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음악이 가진 힘은 무엇보다 진하게 감성을 건드렸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3'는 국내 최정상 뮤지션들이 해외의 낯선 도시에서 버스킹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는다. 지난 시즌들 모두 뮤지션들이 펼치는 음악 향연으로 힐링을 선사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새롭게 시작된 세 번째 시즌에는 지난 시즌 훈훈한 '케미'로 사랑 받았던 박정현 하림 헨리 악동뮤지션 수현이 다시 뭉친 '패밀리 밴드'가 선발대로 나섰다. 이들은 지난 시즌에서 각국에서 공연을 펼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패밀리 밴드'의 재출연과 더불어 기타리스트이자 뮤지션인 임헌일, 가수 김필도 새롭게 합류했다. 새 멤버의 영입후 풍성해진 음악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국내 버스킹에 도전해 지난 시즌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곡을 다시 재현했다. 그간 외국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하던 것과 달리 익숙한 공간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패밀리 밴드'는 팀을 이뤄 공연을 펼쳤다. 오피스 버스킹에 도전한 헨리와 악동뮤지션 수현은 직접 준비한 휴대용 스피커를 이용, 바쁘게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찾았다. 두 사람이 본격적인 회사 입성을 두고 긴장하는 모습을 담아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업무로 바쁜 직원들의 모습 역시 조망했다. 이들의 공연이 시작되자 직장인들은 함께 서서 음악을 즐기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간 '비긴어게인' 시리즈가 외국에서 시작해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면 이날 첫 방송에서는 우리 일상을 파고 들었다는 점이 차별점이었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우리와 별다를 것 없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멤버들의 공연에 기쁜 표정을 드러내 팍팍한 하루를 게워내는 것 같은 힐링을 선사해 눈길을 끌었다.


'비긴어게인3'는 보기 드문 착한 예능이었다. 자극 없이 음악이 가진 순수한 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방송을 놓고 봤을 때 '비긴어게인3'는 그간 유지해온 힐링 음악 예능의 진가를 충분히 드러냈다. 오직 음악에만 집중하는 면모가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공고히해 차별성을 더했다. 의미없는 개그나 조잡한 상황을 끼워넣지 않은 영리한 연출도 빛났다.

그저 휘발되는 것이 아닌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면서 꾸준히 음악을 소비하게 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출연자들이 서로의 음악을 공유하고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담아 음악적인 부분도 강조했다. 대중성을 잡으면서도 뮤지션 개인이 느끼는 음악적인 견해 역시 놓치지 않았다.

'비긴어게인'시리즈는 뚝배기 같은 매력을 가졌다. 쉽게 끓어오르지는 않지만 한번 온도를 가지기 시작하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뚝배기 같은 매력은 꾸준히 시청자들을 끌었다. 세 번째 시즌까지 이어졌다는 것 역시 이에 대한 방증이다. 김필과 함께 포장마차 버스킹에 나선 하림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는 "사람들은 기타를 꺼내면 안 듣는 척하면서 듣고 있다,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하림이 꺼낸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비긴 어게인3'를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크게 구미가 당기지는 않지만 막연히 기대하게 되고 바라보게 되는 것이 매력이다.

'패밀리 밴드'는 첫 회부터 성공적인 버스킹을 펼치며 지난 시즌에서 입증한 '케미'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성공적 첫 발을 뗀 이들의 버스킹은 향후 펼칠 이탈리아 버스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후발대 팀인 가수 이적, 태연, 폴킴, 적재, 딕펑스 김현우가 펼칠 새로운 음악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비긴어게인' 시리즈는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이번 시즌에서도 '집밥' 같은 따뜻함으로 승부수를 띄운 프로그램이 또 한 번 시청자들의 입맛을 끌어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비긴 어게인3', 공식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