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래퍼 기리보이가 '인맥힙합'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맥힙합'이라는 친분으로 엮인 '쇼미더머니' 경쟁의 공정성에 대한 대중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리보이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불거진 Mnet '쇼미더머니8' 인맥힙합 논란과 관련해 "인맥힙합? 애초에 내가 잘한다고 느끼고 좋아서 함께 일하고 크루하는 사람한테 좋다고 하고 뽑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따지며 "욕하고 싶은거면 그냥 욕해라"고 날선 입장을 보였다.

'쇼미더머니8'는 연이은 가사 실수에도 합격한 래퍼 윤훼이부터 패자부활전으로 살아남은 릴타치, 김승민 그리고 크루 리벤지 배틀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연락두절된 영비 등 논란을 자초한 일부 참가자들이 프로듀서들과 친분이 두드려지면서 인맥힙합 논란이 더욱 가열됐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스윙스 기리보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윤훼이 릴타치는 스윙스와 기리보이가 함께 만든 크루 개념의 위더플럭 소속 아티스트이고, 김승민은 기리보이가 꾸린 크루 우주비행 소속이다. 또 영비는 스윙스가 수장인 인디고뮤직에 속해 있다.

기리보이의 글에 래퍼 제이켠은 "욕먹고 인맥힙합으로 매도 당하는 거 속상하겠지만 정치 편견 시기 질투 밥그릇 싸움 심한 시장에서 너네가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함. 콕스빌리 못해서 떨어진 것도 맞고 너네가 하는 것도 인맥힙합 맞아"라고 지적하며 '인맥힙합'을 비난했다. 앞서 '쇼미더머니2'에 참가한 바 있는 제이켠은 이번 시즌에 콕스빌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참가했지만 맥대디와의 1대 1 크루 배틀에서 탈락했다.

논란의 파장이 커지자 기리보이는 "방송에 나온 것 이외에 수많은 일들이 있고 수많은 고민들도 있고 모든 래퍼가 다 수고 해주고 스태프들도 너무 수고하는데 래퍼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지쳐해서 답답해서 한 소리"라고 해명했지만 이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며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쇼미더머니'의 편파성 논란부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사실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참가자들은 프로듀서들과 친분을 무기로 혹은 같은 크루나 소속사라는 이유로 당락이 결정되기도 했다.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그램이기에 '인맥힙합' 역시 수많은 논란 중 하나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인맥힙합'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쇼미더머니'의 명맥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를 만큼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쇼미더머니'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할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쇼미더머니'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온 참가자들의 경우 '인맥힙합'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터. 이는 결과적으로 신선한 래퍼를 발굴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고, 이미 다 짜여진 판 위에서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만 펼치는 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인맥힙합'의 문제점에 대해 '쇼미더머니' 제작진과 프로듀서들이 책임감을 갖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단골 프로듀서 스윙스는 인맥힙합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맥힙합 킹"이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인맥힙합 인정하냐" "인맥힙합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 부정적인 댓글이 이어졌다. 어떤 의도의 글이든 '인맥힙합'이란 문제가 점차 대중적 논란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인맥힙합 킹"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는 자체가 책임감이 없고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여겨진다.

기리보이가 '인맥힙합'에 대한 시선에 불쾌함을 드러냈지만 '인맥힙합'은 사실상 이뤄지고 있다. 기리보이는 돌연 인스타그램을 삭제하며 이번 논란에서 발을 빼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가열된 '인맥힙합'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Mnet '쇼미더머니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