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조진웅이 ‘퍼펙트맨’에 출연한 설경구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퍼펙트맨’(감독 용수•제작 쇼박스)은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가 사망보험금을 걸고 벌이는 인생 반전 코미디 영화다. 조진웅은 극 중 인생 한방의 역전을 꿈꾸며 깡 하나로 버텨온 건달 영기 역할을 맡았다.

조진웅은 ‘퍼펙트맨’ 시나리오를 볼 때 키득키득 웃으면서 봤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에 부산 정서가 많았다. 용수 감독도 부산 사람이고 나도 부산 사람이다 보니까 부산 특유의 정서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 정서에 대한 부분을 어느 정도 조율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부산 사람이라고 그 정서를 다 아는 건 아니다. 젊은 친구들은 우리 세대가 겪었던 부산 정서를 모를 수도 있었다”고 했다.

조진웅은 자신이 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영기 캐릭터에 부산 정서가 투영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자신도 부산 출신으로 살아온 것이 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부산 사람들은 악의가 있는 건 아닌데 특유의 까칠함이 있다고 했다. 그는 “흔히 ‘츤데레’라고 하지 않나. 그런 게 있다”며 “근데 부산 여자들이 더 심하다. 부산 여자들은 강하기 보다는 중재를 잘하는 타입이다. 큰 일에 남자보다 더 침착하다”고 했다.

영기라는 인물은 인생 한방의 역전을 꿈꾸며 깡 하나로 폼나게 버텨온 꼴통 건달이다. 한탕을 노리며 조직 보스의 돈을 7억이나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사기꾼에게 걸려 몽땅 날린다. 그만큼 영기라는 캐릭터는 누군가를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 위주로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조진웅은 그런 영기를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했다고 했다. 흔히 사람들은 타인 앞에서 예의를 차리기 마련이다. 조진웅은 인터뷰 중 앞에 놓여 있는 음료를 가리키며 ‘죄송한데 마셔도 되겠냐’고 말을 했다. 이런 것이 보통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했다. 조진웅은 “영기는 그냥 다른 사람의 것이라도 ‘음료수네’하고 마신다. 그게 영기다”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대다수가 자존심을 굽히며 살아오고 이러한 일을 혼자서 고뇌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영기를 연기하면서 가끔은 영기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현명하게 판단해서 일을 처리해야 하지만 어쩔 때는 진심만 있다면 무작정 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했다.

그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것도 사람들의 잣대 때문이다. 그는 인기를 얻을수록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면서 자신의 소신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나의 소신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반대 급부 사람들이 잣대로 판단을 하니까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특히 자신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참여한 작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컸다고 했다.

조진웅은 ‘퍼펙트맨’에 참여하면서 제작 마인드를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작품을 하기로 하고 장수 캐릭터가 쉽게 캐스팅이 되지 않아서 촬영에 들어가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다. 장수라는 캐릭터가 극 중 중심을 잡지 못하면 튀는 매력을 가진 영기의 분위기를 잡아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고 했다.

그 때문에 장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연령대를 낮추는 것도 고려했다. 하지만 조진웅보다 선배인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진웅은 “마지막으로 설경구 선배한테 시나리오를 보냈다”며 “선배가 안 된다고 하면 프로젝트를 접을 생각까지도 했다”고 했다. 그는 1년 넘게 스태프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더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기다려 달라고 하면 그게 민폐였다”고 했다.

조진웅은 용수 감독에게 설경구가 하기로 결정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머리가 천장에 닿을 만큼 펄쩍 뛰면서 기뻐했다고 했다. 그는 “난리가 났다”며 “경구 형이 ‘퍼펙트맨’을 안아 준 것”이라고 했다.

설경구의 연기에 대해 조진웅은 “맛있는 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정말 맛있는 집이었다”고 했다. 그는 “절제된 연기를 하는데 가끔 던지는 미소나 표정을 보면서 감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난스럽게 “맨날 감동을 받겠냐. 신기하고 그래도 맨날 보면 똑같다”며 “경로 우대는 여기까지 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장난을 치면서도 조진웅은 설경구가 작품 안에서 쌓아 놓은 설정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탄을 했다. 그는 설경구라는 배우가 세세한 부분까지도 아이디어를 내 장수라는 캐릭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장수가 과거 아내, 아이와 함께 야구장에 가서 찍은 사진을 언급하며 “장수를 보면 전화를 받으며 시선만 카메라로 돌린다. 장수는 야구장에서도 일을 하고 있었던 것. 사진 하나로 장수가 설명이 되는 장면이다”고 했다.

조진웅은 “장수라는 캐릭터가 진중하게 중심을 잡지 않으면 큰일 나는 영화였다”며 다시 한 번 설경구가 작품의 무게를 잡아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