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서프라이즈'에서 영화 '대지'와 관련된 사연을 소개했다.

16일 오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역사를 쓴 영화' 편이 전파를 탔다.

작품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등 2020년 백인들만의 잔치라고 비난 받아온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기록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중국을 배경으로 중국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영화는 1937년에 개봉된 영화 '대지'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펄 벅이 중국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인들의 삶을 담아낸 소설이다. 청 말기 빈농으로 태어난 왕륭은 지주의 노비였던 오란을 아내로 맞아 가정을 꾸린 후 청의 멸망과 중화민국의 탄생까지 격변하는 시대를 겪으며 대지주로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당시 중국은 미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아시아 국가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대지'는 큰 화제가 됐다. 이에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제작된 것.

뜻밖에도 영화 '대지'에서는 중국인으로 등장한느 인물들이 영어가 아닌 중국어를 사용했다. 영화의 감독인 시드니 프랭클린이었고, 배우들 모두 백인들이었다. 소설 '대지'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시드니 프랭클린 감독은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당시에는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에 유색인종을 주인공으로 삼을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등장했다. 유색인종이 맡을 수 있는 배역은 조연이나 단역에 불과했다. 이에 왕륭 역에는 폴 무니, 아내 오란 역에는 루이제 라이너가 맡게 됐다.

배우들은 젓가락과 멧돌 사용법 등을 모두 배워야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도 중국이 아니었다. 주로 세트장에서 촬영되는 할리우드 영화. 당시 현지 로케이션 촬영이 각광받던 시기였다. 이에 '대지' 역시 중국에서 촬영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중국에서 전란이 한창이었던 탓에 결국 미국에서만 촬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제작진은 61만평에 달하는 토지를 임대해 거대한 세트장을 지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품들 또한 중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으로, 심지어 주인공 부부가 기르는 소도 중국에서 조달해왔다.

영화 개봉 전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아시아에 무관심한 관객들에게 외면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뜻밖에도 개봉과 당시에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물론 제1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 노미네이트 돼 2개의 상을 차지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