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가수 엄정화를 소환했다. 한동안 배우로서 대중을 만나왔던 엄정화는 한 순간에 '디바 엄정화'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웠다.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프로젝트가 한창일 때, 이효리는 엄정화, 화사, 제시 등을 언급하며 환불원정대를 제안했다. 장난처럼 언급된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는 세 명의 멤버들이 SNS, 라디오 등을 통해 이효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현실이 됐다.

그 중에서도 화사와 제시는 24일 현재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활동이 활발하지만, 가수 엄정화의 활동은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이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지난 15일 '놀면 뭐하니?' 방송을 통해 베일을 벗은 엄정화의 모습은 색깔이 모두 강렬한 후배 가수들 틈에서 염화미소를 짓고 잇는 선배 캐릭터로 예고됐다.

하지만 22일 방송을 통해 엄정화는 무대를 향한 갈증과 진심을 드러내며 영원한 디바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강렬한 블랙의 의상을 입고 등장한 엄정화는 "가슴 속에서 해소가 되는 것 같다"며 "무대가 그리웠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993년 '눈동자'로 화려하게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엄정화는 '포이즌' '초대' '페스티벌' '배반의 장미' '몰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1990년대를 풍미했다. 당대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엄정화는 연기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았다. 영화배우로서 톱에 올랐을 때도 엄정화는 '디스코(D.I.S.C.O)' 등의 파격적인 무대로 대중을 놀라게 했으며, 지난 2016년과 2017년 정규 10집 앨범을 들고 8년만에 돌아오기도 했다.

이미 톱의 자리에 있는 엄정화지만, 그는 환불원정대 계약 사항으로 "연습할 시간을 많이 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의 아이돌들처럼 체계적으로 춤을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안무 연습에 더 열중하고 싶다"는 그의 진심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고 있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완벽한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엄정화는 제시처럼 강렬한 캐릭터를 드러내지도, 이효리처럼 색다른 '부캐'를 소환하지도 않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환불원정대의 무게중심이 됐다. 유재석은 "앞에 계신 누님, 형님 들이 후배들이 가야 할 길을 갈고 닦아주시는 것"이라며 엄정화의 활동에 존경의 마음을 전했고, 이효리 역시 "'30대 여가수는 끝'이라고 할 때, 정화 언니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무게중심이 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엄정화 역시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사실 단순히 선배라기보다는 환불원정대 큰언니로서 동생들에게 미력하게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며 "저 역시 무대와 음악을 즐겁게 즐기면서 활동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 27년 간 지속적으로 변신을 멈추지 않았던 아티스트 엄정화는 환불원정대를 통해 처음으로 그룹 활동을 선보인다. 솔로 가수를 벗어던진 엄정화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지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놀면 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