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내가 죽던 날' '애비규환'이 동시에 극장가에 출격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이어 극장가의 새로운 여풍(女風)이다.

12일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제작 오스카10스튜디오)과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제작 아토ATO)가 동시에 개봉된다.

두 영화는 같은 날 개봉된다는 점 말고도 또 하나의 공통 키워드가 있다. 바로 '여성'이다. '내가 죽던 날'과 '애비규환' 모두 여성 감독이 연출했다. 먼저 태풍이 몰아치던 밤 유서 한 장만 남겨놓은 채 외딴섬 절벽 끝에서 사라진 세진(노정의)과 오랜 공백 이후 복직하게 된 형사 현수(김혜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 '내가 죽던 날'은 박지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박지완 감독은 단편영화 '여고생이다'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박지완 감독은 '내가 죽던 날'을 통해 사건 이면의 사람을 들여다보는 차별화된 스토리와 공감 가는 캐릭터를 섬세하고 디테일한 터치로 밀도 있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 '애비규환'도 최하나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재치와 위트를 겸비한 최하나 감독의 개성 넘치는 각본과 연출로 탄생한 '애비규환'은 유쾌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가 최하나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생각하면, 놀라운 면면들이 있다. 이혼 가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유머, 그리고 전체를 감싸는 따뜻한 감성까지 하나로 아우르는 최하나 감독의 연출력이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두 영화 모두 여성 서사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내가 죽던 날'은 삶의 위기에 몰린 현수(김혜수)와 세진(노정의) 등 여성 캐릭터의 서사를 세밀한 감정선을 통해 그려내며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배우 김혜수 이정은 등 연기파 배우들의 깊은 내공의 연기력이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

'애비규환'도 위풍당당한 토일의 서사를 통해 이혼 가정에 대한 편견을 거둬내는 따뜻한 시선으로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여기에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아 쉽지 않은 임산부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배우 정수정의 활약이 돋보인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여성 서사로 12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내가 죽던 날' '애비규환'의 동시기 개봉으로 극장가의 여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