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보아가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데뷔 30주년을 향한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보아의 정규 10집 앨범 '베터(Bette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1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베터'는 보아의 정규 10집이자,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총 11곡이 수록돼 있다. 보아는 "1년 반 동안 작업했다"며 "다양한 장르를 앨범에 수록하려고 노력했다. 한 번 앨범을 틀면 마지막 트랙까지 쭉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신경을 썼다"고 말해 완성도를 기대하게 했다.

그 중 타이틀곡 '베터'는 곡을 이끄는 묵직한 베이스와 후렴구의 폭발적인 비트가 돋보이는 R&B 댄스 장르의 곡이다. 영국 가수 AWA의 '라이크 아이 두(Like I Do)'를 샘플링해 보아의 색깔로 재해석했으며, 망설이지 말고 당당하게 사랑을 쟁취하자는 가사를 파워풀하면서도 절제된 보컬로 표현해 매력을 더했다.

특히 타이틀곡은 보아의 오랜 파트너 유영진이 작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아는 "데뷔곡 '아이디 피스 비(ID peace B)'가 유영진 이사가 써준 곡이다. 그 때 이수만 선생님과 유영진 이사님이 열심히 만들었었는데, 이번 타이틀곡도 이수만 선생님과 유영진 이사, 저 셋이 지지고 볶으면서 작업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셋이 다시 모여서 함께 했던 게 너무 감사했고, 데뷔 시절이 떠올라서 많은 의미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보아는 타이틀곡 '베터'에 대해 "정말 제 색깔이 잘 드러난 곡이다. 많은 분들이 보아 하면 걸크러시를 떠올려주시는데, 이번 타이틀곡에서는 2020년 버전의 걸크러시를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퍼포먼스도 굉장히 멋있고, 업그레이드 된 걸크러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보아다운 노래라고 생각해주실 것 같다"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보아와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보아는 "저보다 제 주변 사람들이 더 부담을 갖는 것 같다. 20주년 앨범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긴 했다. 그러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저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나마저도 무거우면 어쩌나 싶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묻자, 보아는 "20주년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거창해서 실감이 안 된다"며 "올해 많은 분들께 축하도 받았고, 이벤트도 많았는데, 제가 제 입으로 20주년이라고 말하면서도 너무 어색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띠동갑 댄서 동생들이 들어올 때 내가 오래 하고 있긴 하구나 싶다"고 유쾌하게 소감을 전했다.

보아는 지난 20년 간의 음악 활동을 천천히 되짚어봤다. 그는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가수였다"고 그간의 시간들을 이야기했다. 이어 "음악에 대한 사랑, 책임감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내 이름, 내 무대에 대한 책임감. 그 책임감 하나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초심을 잃지 않는 프로의 자세를 보여줬다.

20년 간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보아는 '넘버원(No.1)' '온리 원(Only one)' '걸스 온 탑(Girls on Top)'을 최고의 곡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는 '걸스 온 탑'이다. 보아의 걸크러시를 만들어준 노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13년 만에 한국에서 첫 콘서트 했을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 했을 때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힘든 점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보아는 "앨범 낼 때마다 고갈되는 느낌을 받는다. 당연한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채워야 한다. 유튜브, 영화 등 뭐든 많이 본다"고 밝혔다. 또한 "나태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 예전 내 무대 영상을 찾아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자극 받는다. 최근 활동하는 친구들 영상을 보면서도 '저런 친구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뭐라고 나태할까' 자극 받는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보아는 20년 전 어린 나이에 데뷔한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네 덕분에 내가 20주년을 맞이했다"며 유쾌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독하게 잘 해나가고, 지켜오고, 꿋꿋하게 살아남았을까 싶다. 그때의 제가 없었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테니까 고마운 생각이 많이 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자신을 발굴해 어린 나이에 데뷔를 시키고,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까지 발판이 돼준 SM 수장 이수만에 대한 고마움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선생님(이수만)이 제 옆에 조력자로 항상 계셔주신다는 것에 크게 감사드린다. 항상 이렇게 같이 음악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보아는 활동 목표로 '데뷔 30주년'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앞으로 또 다른 10년, 20년이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저는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기 때문에 몸 관리 잘 해서 꾸준히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보아의 정규 10집 앨범 '베터'는 이날 저녁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