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방송가가 코로나19로 인해 큰 변화를 맞았다. 비대면 행사 진행과 마스크가 필수 항목이 됐고, 야외 촬영은 제한됐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드라마다. 광고 수익 역시 줄어들며 드라마 제작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 코로나로 변화 맞은 방송가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을 당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시작했고, 이는 방송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은 야외 촬영이 잦은 예능과 드라마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예정됐던 촬영이 취소되거나 방송 일정이 변경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여러 변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짠내투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정글의 법칙' '비긴어게인' 등 해외 촬영이 중심이었던 예능은 잠정적으로 제작이 중단됐다. 이후 해당 프로그램들은 국내로 로케를 바꾸거나 포맷을 변경하는 등의 방식으로 촬영을 재개했다.

드라마 쪽도 피해가 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하며 촬영이 중단되고 재개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 이 여파로 '도시남녀의 사랑법' '도도솔솔라라솔' '모범형사' '철인왕후' 등의 첫 방송 및 종영 일정이 연기됐고, 이는 후속작에도 영향을 미치며 전체적인 편성을 뒤집어놨다.


◆ 완벽하진 않았던 방역 절차

코로나19로 방송가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국들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방송가 역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 두 팔을 걷고 적극적인 코로나19 방역에 나섰다. 마스크 필수 착용, 방역 작업을 우선시하며 비대면·온택트(언택트+온라인) 방식으로 제작발표회 및 인터뷰가 진행됐고, 심지어 '스위트홈' 제작발표회 때는 배우들까지 화상으로 행사에 참석하며 확산 방지에 신경 썼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도 코로나19를 완벽히 막을 순 없었다. 아무리 방역 조치가 확실히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조연출, 보조 배우 등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모두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었고, 결국 보조 출연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설강화' '달이 뜨는 강' '조선구마사' '보쌈-운명을 훔치다' '시즈프스: 더 미스' 등의 촬영이 중단됐다.

예능도 조용하진 않았다. '뽕숭아학당' 출연 중이던 이찬원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며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그와 밀접 접촉한 박명수, 이휘재, 붐, 임영웅, 영탁 등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사랑의 콜센타' '아내의 맛' 등의 촬영이 중단돼 결방을 맞기도 했다.

2주 뒤 연예인들의 자가격리가 해제되며 방송가는 희망을 되찾는 듯했지만, 18일 '선을 넘는 녀석들' 조연출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음에 따라 다시 한번 그늘이 드리웠다. 이로 인해 MBC는 주말 예능 6개 프로그램의 결방을 공지하기도 했다.

◆ 제작비는 ↑ 광고료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인 드라마 제작사

이렇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다 보니 제작사의 속은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예능도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드라마의 경우 사태가 심각하다. 방역을 위해 많은 인원을 한곳에 모을 수 없고, 촬영 중단까지 겹침에 따라 제작 기간까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작비는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 역시 줄어들고 있어 제작사 측은 사면초가인 상태다. 광고를 제공할 업체가 경제 불황으로 줄어든 것. 제작사 A는 "코로나19 이후 광고 수익이 줄어든 것이 맞다"며 "정확한 금액은 얘기하기 힘들지만, 광고를 이전보다 따내기 힘들어 드라마 제작 편 수도 예년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나 제작사들은 지상파의 피해가 다른 종편 및 케이블 채널보다 크다고 입을 모았다. tvN과 JTBC의 상황이 나은 것은 이들이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맺은 3년간의 전략적 제휴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tvN·JTBC 드라마 제작 비용의 30% 가량을 지원하며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있는 tvN 및 JTBC 드라마들 역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바, 두 업체는 서로 '윈-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사 B는 "지상파가 코로나19 이전부터 하향세를 겪고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속도가 가속화된 것 같다. 시청률과 광고 수익 하락이 맞물리며 변화가 체감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사 B 측은 "JTBC와 tvN 쪽은 지상파와 비교해봤을 때 상황이 조금은 나은 상태"라고 전했다.

제작사들의 말처럼 지상파가 편성하고 있는 드라마의 수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tvN은 연 20여 개, JTBC는 연 13여 개로 예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KBS(KBS1·KBS2 종합)의 올해 드라마 제작 편 수는 주말극과 4부작 등을 포함해 15개. KBS는 10월 '좀비 탐정'을 끝으로 월화극의 편성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며, 빈자리를 단편 '드라마 스페셜'로 메우고 있다.

SBS도 지난해 11월 종영한 '시크릿 부티크'를 끝으로 현재까지 수목극을 잠정 폐지한 상태로, 1년 동안 방송한 드라마 편 수는 일일드라마를 포함해 10개에 불가하다. MBC는 올해 단 3편의 월화극과 7편의 수목극을 선보이는 것을 끝으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넷플릭스, KBS2 '도도솔솔라라솔', JTBC '모범형사', tvN '철인왕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