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조선구마사'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한 사과문을 올렸다. 다만 작품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 중 태종 역을 연기한 감우성은 27일 소속사 WIP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선구마사'에 출연한 배우이자 제작진의 일원으로서 시청자들을 포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배우로서 보다 심도 있게 헤아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역시 송구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조선구마사'가 역사의 실증을 바탕으로 한 역사 드라마가 아닌 악령을 매개로 한 허구의 스토리라 하더라도 실존 인물을 통해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께 역사 왜곡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감우성은 "지난 5개월여 동안 드라마 제작을 위해 노력해주신 감독님이나 제작 현장의 스태프, 그리고 촬영에 임한 배우들 모두 각자 맡은 역할만을 소화하다 보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양녕대군 역을 연기한 박성훈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받는 질타는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안의 심각성과 배우에게도 역사적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속상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조선구마사

사당패 살판쇠 벼리 역의 김동준도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배우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설명했다.

김동준은 "앞으로 제가 선택하고 보여드리는 것이 많은 분들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 잊지 않겠다. 부족하고 무지했다는 변명으로 용서받고 되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다시는 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항상 배우고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국무당의 도무녀 무화 역의 정혜성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갖고 작품에 임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개인을 넘어 국민으로서 무엇보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제가 참여한 작품이 대중들에게 줄 영향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다"라고 사과했다.

양녕대군의 연인 어리 역을 연기한 이유비와 충녕대군 장동윤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유비는 "이번 작품은 제가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에 만났던 작품이었다. 역사왜곡 부분에 대해 무지했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라고 털어놨다.

장동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번 작품이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제가 우매하고 안일했기 때문이다.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라 믿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성숙한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조선구마사'를 연출한 신경수 PD 역시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리고자 한다.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역사왜곡, 중국풍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두 차례 해명과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드라마 제작 지원 및 광고를 편성한 업체들이 일제히 광고를 중단했다. 논란이 더욱 불거지자 SBS 측은 지난 26일 오전 '조선구마사' 방송 취소 소식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SBS '조선구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