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KT스카이라이프 노조가 현대HCN 인수 주체를 놓고 KT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수를 허가해 준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통부에 답을 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는 6일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는 KT 부역자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HCN 인수 주체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요구했다.

노조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라며 그 이유가 "지배주주 KT에 의해 생존을 위해 필요한 건강한 의사결정 구조가 막히고, 새로운 도전이 묵살당하고, 가입자와 유보금을 약탈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노조는 "현재 KT는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가입자를 KT IPTV로 전환시켜 제 배만 불리고 있다"라며 스카이라이프는 "생존을 위해 유보금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5000억을 마련, 케이블사 KCN을 인수했지만" KT에 인수 주체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11년 KT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노조는 KT의 속내를 "공정거래위원장과 과기정통부장관"에게 확인하고자 한다며 "스카이라이프의 HCN 인수 인허가 과정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청문심사에서 HCN의 인수 주체와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물었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종합감사에서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소유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을 조건부 승인했다. 인수 후 3년간은 두 회사가 각각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다.

이하 성명서 전문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는 KT 부역자인가!

정부의 디지털방송 정책에 발맞춰 HD와 UHD 방송을 선도하며 한반도 도서산간 지역의 미디어 복지를 위한 공적 플랫폼으로 평가 받아온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2021년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과감한 투자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 OTT의 부상과 IPTV 결합상품 위주로 재편되는 미디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人'들의 생각은 다르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건강한 의사결정 구조가 막혀 새로운 도전이 묵살당하고, 가입자와 유보금을 약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배주주 KT에 의해서다.

KT는 지난 2011년 스카이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위성-IPTV 결합상품 OTS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며 미디어사업에 연착륙했다. 그렇게 KT는 유료방송가입자 1위 사업자로 등극했다. 그러나 현재 KT는 OTS 가입자를 KT IPTV로 전환시켜 제 배는 불리고 자식 배는 곯게 만들고 있다. 결국 스카이라이프는 생존을 위해 덩치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유보금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마련한 5천억을 사용해 케이블사 HCN을 인수했다.

그러나 김철수 사장은 KT로부터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스카이라이프 임직원들로 인수단을 꾸리고 시너지 창출을 검토하던 중 자회사의 이사회 50%를 KT에게 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KT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 개월 간 준비하던 HCN 본사 사옥 이전과 당사 수도권본부 상면 통합이 KT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한다. 또한 당초 '스카이라이프HCN'으로 사명 변경을 검토하던 사측은 이번에도 KT라는 암초에 부딪혀 '스카이라이프'라는 이름을 들어내고 ‘HCN’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철수 사장은 스카이라이프 경영에 대해 논두렁 허수아비 만도 못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다. 위성방송 임직원들의 피와 살로 만든 5천억을 들여 인수한 자회사 상면과 사명 조차 우리손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KT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니 말이다.

상황이 심각하다. 우리가 자회사의 인수 잔금을 치르자마자 이사회를 장악하고 사명에서 '스카이라이프'의 흔적을 지우고, 상면조차 떨어트려 관리하려는 KT의 속내는 무엇인가? 그룹미디어사업에서 스카이라이프를 지우려는 것인가?

노동조합은 그 대답을 KT가 아닌 공정거래위원장과 과기정통부장관에게 확인할 것이다. 스카이라이프의 HCN 인수 인허가 과정에서 도대체 얼마나 허술하게 검증하고 사후 관리가 안됐으면 KT가 인수주체 스카이라이프를 지우고 HCN 강탈을 시도한단 말인가?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는 답하라! 스카이라이프의 HCN 인수 인허가 과정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청문심사에서 HCN의 인수 주체와 목적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당시 경쟁사와 언론에서 사실상 스카이라이프 돈으로 KT가 HCN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어떠한 답변을 들었는가? 구현모 사장은 언론에도 이번 인수는 스카이라이프의 독자적 생존을 위해 위성방송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열심히 설명해왔다.

그러나 전국의 난시청 해소를 위해 공적 책무를 다해온 위성방송이 ‘영끌’ 자본 5천억을 투입해 인수한 회사에 대한 KT의 탐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공정위원장과 과기정통부장관
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도대체 HCN은 누가 인수한 것인가? 거대 통신사 KT의 유료방송 시장 교란행위를 차단해야 할 공정위와 과기정통부가 위성방송의 몰락을 지켜만 보고 있다. 잘못을 알고도 지켜본다면 스카이라이프의 HCN 인수를 승인한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는 KT의 충실한 부역자일 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는 10월 20일로 예정된 국회 종합감사에서 공정거래위원장과 과기정통부장관에게 당신들은 과연 KT 부역자인지, 아니면 거대 통신사(KT)에 의한 유료방송 시장 교란행위를 바로잡고 공적 플랫폼 위성방송의 독자적 생존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 확인할 것이다. 그와 함께 KT 구현모 사장을 증인석에 세우기 위해 사활을 걸 것이다. <끝>

2021년 10월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성명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