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할리우드 배우 에즈라 밀러가 워너브라더스와 DC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그는 DC 확장 유니버스에서 가장 큰 축을 맡고 있는바, DC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펼쳐내기도 전에 위기를 맞게 됐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롤링스톤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와 DC 임원들은 지난달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에즈라 밀러의 미래에 대해 의논했다.

회의 결과 에즈라 밀러가 출연하는 향후 프로젝트를 중단하자는 결정이 나왔다. 내부자는 롤링스톤에 "에즈라 밀러는 '더 플래시' 촬영 현장에서도 무척 힘들어했다. 누군가를 폭행하진 않았지만 늘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며 그가 예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임원진이 갑자기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에즈라 밀러의 최근 행적에 이유가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한 노래방에서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외설적인 내용으로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됐다. 신고자는 에즈라 밀러가 노래를 부르던 20대 여성의 마이크를 빼앗은 것은 물론 다트를 하고 있는 30대 남성에게도 달려들었다고 진술했다.

다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기에 체포된 에즈라 밀러는 500달러(한화 약 60만 원)의 보석금을 지불하고 풀려났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그는 한 부부의 침실에 잠입, "당신을 묻어버리고 아내는 죽여버리겠다"라고 위협하면서 이들의 여권과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이 밖에도 에즈라 밀러는 지난 한 달 동안 무려 10번의 경찰 신고를 받았을 정도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즈라 밀러가 문제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에즈라 밀러가 아이슬란드의 한 술집에서 여성의 목을 조르고 넘어트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말리는 사람들에게 침을 뱉기도 하는 등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과거 행적들이 있음에도 워너브라더스와 DC는 에즈라 밀러를 끝까지 끌고 가려 했으나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 특단의 조치를 강행하게 됐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에즈라 밀러가 연기한 플래시(배리 앨런)가 DC 확장 유니버스의 중심 축을 맡고 있기 때문. 플래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설정을 가진 인물로, 현재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가 밀고 있는 멀티 버스를 DC에서도 가능케 하는 인물이다. MCU는 멀티버스를 이용해 톰 홀랜드,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이른바 '삼파이더맨'을 총출동시킨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선보여 팬들의 극찬을 이끌어낸 바 있다.

MCU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이용해 멀티버스를 가능케 했다면, DC는 플래시를 활용해 유니버스를 확장할 계획이었다. 만약 이게 이뤄진다면 다양한 세계관 속 배트맨과 슈퍼맨이 서로 협업하는 모습은 물론, 흑화 한 히어로들을 선보이는 등 보유한 IP를 중심으로 무궁무진한 스토리 라인을 펼쳐나갈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개봉하는 '더 플래시'에서는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배트맨'(1990)에서 활약한 마이클 키튼이 다시 한번 배트맨으로 출연, DC 확장 유니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더 플래시'의 제작이 중단되며 차질이 생기게 됐다. 계획대로 하기 위해선 일단 플래시를 대체할 배우를 찾는 게 급선무. 가장 유력한 후보는 드라마 '더 플래시'에서 해당 역할을 연기한 그랜트 거스틴이다. 과연 DC가 대체 배우를 찾고 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저스티스 리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