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가수 비(본명 정지훈)표 싸이퍼 끼워넣기가 다시 시작됐다. 다양한 예능 출연으로 싸이퍼(Ciipher)를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당위성이 부족한 출연이 이어짐에 따라 피로도만 높아지는 상황이다. 싸이퍼의 제 살 깎아먹기 식 행보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싸이퍼(Ciipher)는 비가 운영하는 레인컴퍼니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7인조 보이그룹이다. 지난해 3월 첫 번째 미니앨범 '안꿀려'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은 비를 등에 업고 MBC '전지적 참견 시점', SBS '집사부일체' 등 유명 예능에 대거 출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소속사 대표가 직접 제작한 신인을 홍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정적인 편성 시간에 비와 함께 뜬금없는 싸이퍼의 반복 출연은 프로그램 몰입도를 해치는 요소로 작용했다.

싸이퍼 역시 이러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해 9월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비 형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나가기 힘든 예능에 많이 출연했다. 1집 활동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 이제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그룹이 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미니 2집 '블라인드(BLIND)'의 반응이 생각보다 미지근했고, 절치부심한 비는 싸이퍼의 신보 '더 코드(THE CODE)' 발매일에 맞춰 tvN STORY·ENA채널 '이번주도 잘부탁해', MBC '라디오스타' 등에 재차 싸이퍼를 데려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비의 전략은 어느 정도 주효했다. 방송에서 공개한 싸이퍼를 향한 비의 속마음부터 싸이퍼 제작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 tvN '고스트 닥터'로 인지도를 높인 탄의 반전 요리 실력 등은 온라인상 이슈몰이에 성공하며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 때문에 새롭게 싸이퍼를 알게 된 이들도 있었으나, '끼워넣기 출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싸이퍼의 홍보성 출연에 반감을 드러내며, 이로 인해 다른 재능 있는 아이돌이 빛을 보지 못 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제 아무리 네임드 소속사 그룹이더라도 음방, V라이브 등을 통해 팬덤 형성을 유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싸이퍼는 대중적 인지도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인기리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출연으로 잠깐의 화제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비와의 동반 출연으로 얻게 된 짧은 시간은 4세대 보이그룹 싸이퍼만의 매력을 보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싸이퍼는 예능인이 아닌 보이그룹이다. 본분을 망각한 지나친 '끼워넣기 출연'은 대중들의 반감만 일으킬 뿐이다. 매 앨범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제는 가요계에서 경쟁력을 직접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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