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CJ ENM의 3분기 매출이 1조 1785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37.4% 성장했지만 영업 이익은 70.9% 감소한 255억 원에 그쳤다.

CJ ENM 공시에 따르면 미디어 부문 영업 이익은 -141억 원, 영화 부문은 -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커머스, 음악 부문은 각각 +57억 원, +340억 원의 흑자를 냈다. 미디어 부문의 적자 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오리지널 IP 투자가 어닝 쇼크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60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7% 올랐지만 ‘작은 아씨들’, ‘스트릿 맨 파이터’, ‘환승연애2’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 투자로 인한 손실로 14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체 OTT 플랫폼 티빙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1.6% 올랐지만 적자 폭을 메꾸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미국 제작사 피프스 시즌(구 엔데버 콘텐트)의 영업 손실까지 떠안으면서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올해 초 CJ ENM은 7억 8538만 달러(당시 한화 기준 9300억 원)에 피프스 시즌의 지분 80%를 인수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CJ ENM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하자,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4분기도 매출 개선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티빙을 비롯해 피프스 시즌, 영화 부문의 매출이 단기에 개선될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것. TV광고, 영화 산업의 침체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닝 쇼크 CJ ENM, 4분기 전망도 암울
이경후 경영리더·구창근 대표, 어깨 무겁다

최근 CJ ENM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티빙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tvN을 포함한 계열 방송사에 이어 티빙 오리지널까지 제작 투자비가 껑충 뛰어오른 것. 하지만 티빙은 여전히 넷플릭스와 겨루기엔 역부족이고 이는 결국 손실로 돌아왔다.

핵심 사업인 커머스 부문 역시 57억 원의 영업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78.8%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음악 부문이 CJ ENM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전 동기 대비 211.8% 증가한 340억 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고, 매출은 1405억 원으로 113.5% 늘었다.

이 처럼 CJ ENM은 제작비 증가를 비롯해 피프스 시즌의 영업 손실, 커머스 시장의 축소로 영업 이익이 71% 가까이 하락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급변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의 생존은 CJ 그룹 4세대들에게 남겨진 숙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CJ ENM의 문화 관련 사업은 '리틀 이미경'으로 불리는 이경후 경영리더(37)가 이끌어 갈 가능성이 높다. 몇 년 사이 승진을 거듭한 만큼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은 상황.

지난 10월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CJ ENM 신임 대표로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를 선임했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구창근 대표는 CJ ENM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입된 인물이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큰 적자를 기록한데다 4분기 실적 전망치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가 자신들 보다 17배 가량 낮은 JYP엔터테인먼트에 코스닥 시총 순위를 내줬다. CJ ENM의 올해 상반기 영업 이익은 1052억 원, JYP는 434억 원이다. CJ ENM의 영업 이익 폭이 매출 규모에 비해 매우 좁은 것. 티빙의 가입자 증가, 매출 증가세 홍보에도 불구 CJ ENM의 앞날이 버거워 보이는 이유다.

이미경 회장의 뒤를 이을 'CJ ENM의 젊은 피' 이경후 경영리더와 그의 아버지 이재현 회장의 특명을 받은 구창근 대표는 CJ ENM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까.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