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커넥트’의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한국과의 협업에서 느낀 여러 소회들을 전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감독 미이케 타카시)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정해인)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불사의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로, 지난 7일 디즈니+를 통해 전체 회차가 공개됐다.

이번 작품은 한일 합작 시리즈로, 신대성 작가의 웹툰 '커넥트'를 원작으로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스타일리시하고 파격적인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이전에는 본 적 없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펼쳐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대세 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연기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몰입감을 완성했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 일본 만화인 망가와 다른 표현 방법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만화에서는 한 컷 한 컷이 하나의 연출이 아닌가. 원작은 예를 들면 장기를 적출하는 잔혹한 묘사를 할 때 배경 이미지는 심플하지만 이야기 흐름은 굉장히 빠르더라. 이 진행 방식이 마치 미지의 세계를 접한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의성어만 적힌 심플한 화면 구성이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 상상력을 바탕으로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각본을 써나가기 시작했단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언어의 장벽은 여러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좁혀나갔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조감독님에게 부탁드렸던 게 번역일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에게 시나리오 번역을 맡겼다. 일본어가 원어민 수준으로 가능한 조감독에게 1차 검수를 맡겼고, 제작팀 중에 일본어가 가능한 분에게 드라마적인 센스가 맞는지 확인했다”라고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 대본은 미이케 타카시 감독과 배우들, 제작진 간의 소통을 한층 원활하게 이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언어의 장벽이 없다는 게 신기했다. 코로나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준비를 원격으로 했다. 원격으로 하다 보니 작은 화면 안에서만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에게는 대본이라는 공통된 언어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여타 해외에서 일했던 것보다 이번이 언어의 장벽이 제일 안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또한 제작진과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커리어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그들에게 전적으로 맡겼다는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다. 일례로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김지용 카메라 감독님이 촬영을 할 때 표정을 보면 의문을 품거나 만족할 때가 있다. 그 표정을 보고 만족스러운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그분이 뭔가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면, 조감독과 배우가 같이 이야기를 한다. 거기서 배우가 납득을 하고 다시 연기를 하면 최종적으로 촬영이 완성됐다”라고 했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촬영 환경 차이점에 대해 “일본에서 드라마를 찍는 환경이랑 비슷했다. 스태프들도 너무 충분할 정도로 세팅해 주셨다. 그게 한국드라마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채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현장에서는 거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커넥트’는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첫 OTT 시리즈 연출작이다. 이에 대해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나를 시리즈에 맞춰 바꾸자는 생각은 없었다. 나는 그대로 있지만 주변은 다름으로써 나로부터 어떤 세계가 태어날지 화학반응이 기다렸다. 전 작품과 다른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는 이 기쁨이 굉장히 크다”는 소회를 밝혔다.

다만 평소와는 달리 클로즈업 장면을 많이 활용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요즘 세대는 휴대전화로 영화를 보는 것이 저희보다 익숙해진 세대다. 어떤 영상을 담더라도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저는 시청자들을 믿고 작업했다. 자연스럽게 작업을 했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OTT 플랫폼의 주류 세대인 10대와 20대 시청자들이 ‘커텍트’를 마음껏 즐겨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또한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일본의 영화 업계에서는 지금 현상을 신기해한다. ‘왜 미이케 타카시가 스튜디오 드래곤이랑 작업을 하지?’ ‘사랑의 불시착2’를 찍나?’ ‘디즈니+에서 한다니 이게 무슨 일이냐’라는 반응이다. ‘커넥트’ 때문에 일본 업계는 굉장히 시끄럽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내가 만든 작품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계를 돌아다니지 않나. 감독이라는 직업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내 작업물을 통해서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파악하지 않나. 스튜디오 드래곤 PD들도 나의 과거 작품들을 보고 존경한다면서 같이 작품하자고 했다. 과거와 연결이 돼서 뭔가 새로운 것이 태어난다는게 재밌는 일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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