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읍소' 바이포엠, 엔터계를 너무 쉽게 봤다 [이슈&톡]
2023. 02.06(월)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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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광고대행사 바이포엠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을 살펴보며 드는 생각이다. 배우 심은하 복귀를 둘러싼 황당한 사기극부터 템퍼링(사전접촉) 논란을 야기한 이달의소녀 츄까지 바이포엠이 스친 곳엔 늘 구설이 따른다. 바이포엠은 자신들의 말대로 그저 억울한 피해자일 뿐일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바이럴 마케팅 중심의 사업을 진행한 바이포엠이 섣불리 엔터계에 진출했다 시장에 생채기만 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기극에 휘말린 배우 심은하 사건의 경우, 심은하 측이 매우 억울할 것이라는 한 목소리가 많았다. 우선 이 소동으로 심은하가 복귀를 염원하고 있음은 사실로 보인다. 단 오랜 공백을 깨는 복귀는 전략상 이를 알리는 방식과 시점이 중요한데 바이포엠이 난데없이 사기에 휘말린 탓에 심은하는 애꿎은 피해를 봤다. 피해 여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바이포엠 측에 15억을 받은 가짜 에이전시 A씨는 이 과정에서 심은하, 지상욱 부부와 관련된 허위 루머를 여럿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하 측 입장에서는 바이포엠을 피해자라며 용서하기엔 그 여파가 너무 크다. 바이포엠은 심은하라는 대어를 잡았다고 믿은 탓인지, 수개 월전부터 업계엔 심은하의 복귀를 둘러싼 소문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바이포엠이 '쉬쉬' 보안을 지켰더라도, 심은하 정도의 네임 벨류를 가진 배우가 움직였다는 소식은 마냥 감추기 힘들다. 실제로 심은하가 책(대본)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갑작스럽게 돈 시점은 바로 바이포엠이 가짜 에이전시와 계약을 진행하던 지난 1년 여다. 기자 역시 취재원으로부터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심은하의 복귀를 취재한 바 있다. 모두 사기극에 불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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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에 등장했던 그 곳, 바이포엠

바이포엠은 어떤 회사일까. 가요 시장에 일대 혼란을 가져 온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의 중심의 사업을 펼친 회사다. 한때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사재기냐, 마케팅이냐’의 논란 선상에 올랐던 많은 가수들이 바이포엠과 함께 했다. 물론 항간에 제기된 어떤 범법 행위도 발견되지 않았고, 바이럴은 말 그대로 마케팅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바이럴 방식의 마케팅이 등장하면서 가요 시장에 혼동을 온 건 사실이다. 현재도 바이럴 마케팅은 ‘불특정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점진적으로 일으키는 힘’이라는 두루뭉술한 개념 속에 몸을 숨기며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MBC 'PD수첩‘에 등장하기도 했다. 인기 곡과 흡사한 방식으로 곡을 만들어 바이럴을 통해 차트에 진입시키는 업체로 지목된 곳이 바이포엠이다. 바이포엠 측은 PD수첩과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비슷했다면 죄송하다. 다만 저희는 저작 인접권자고 작곡가들이 발매를 할 때 도움을 주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바이포엠이 날자 배가 떨어진 곳은 또 있다. 바로 츄다. 심은하 복귀설이 불거진 지난 1일 오후 소속사 블록베리와 분쟁 중이던 츄가 바이포엠과 템퍼링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 블록베리는 전속계약이 끝나기 전 츄가 바이포엠을 만났다며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와 한국연예제작사협회(연제협)에 츄의 연예활동 금지를 신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츄는 즉각 부인했다. 블록베리가 문제가 되는 시기라고 주장하는 2021년 12월에는 바이포엠이라는 회사는 잘 알지도 못했다는 것. 츄의 말이 사실이라면 바이포엠과 접촉한 적도 업다는 뜻이 된다. 바이포엠은 츄와 관련해서는 일절 함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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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는 사업 마다 구설수, 떨어진 신뢰도

최근 바이포엠은 음악 바이럴 마케팅 사업을 넘어 제작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 ‘외계인’을 비롯해 ‘한산’, ‘헌트’ 등 지난해 비슷한 시기 개봉된 텐트폴 영화 대부분에 투자를 단행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바이포엠이 투자하지 않은 또 다른 텐트폴 영화 ‘비상선언’에 악플이 달렸고, 일각에서는 바이포엠이 역바일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바이포엠은 즉각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비상선언’ 배급사 쇼박스는 역바이럴 정황을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바에포엠은 역바이럴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영화평론가 김도훈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엔터계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바이포엠을 업계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가짜 에이전트에 사기를 당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결코 피해자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하는 대표 A씨는 티브이데일리에 "바이포엠이 바이럴 전문 업체였다가 최근 사업을 확장하던 중이었다. 자본력으로 제작, 배급,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하려는데 노하우가 없으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실수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게 당한 꼴이 됐다. 바이포엠이 피해자 위치인 건 사실이지만 (심은하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업력이 있는 제작사들이나 이름 값이 있는 분들과는 작업하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사 이사 B씨는 "바이포엠이 광고 중심의 사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아직 엔터 전반은 잘 알지 못 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성급함이 문제가 되지 않나. 제작, 투자 쪽에 그럴싸한 명함을 갖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본다. 가짜 에이전트라는 사람의 과거 이력을 조금만 체크했어도 피해갈 수 있던 일이다. 개다가 남편 분이 유명한 정치인인데 왜 제대로 확인을 안 했는지 의아할 뿐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노이즈 논란은 바이포엠에 도움이 될 수 없다. 그것이 문화 콘텐츠 사업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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