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최정상급 아이돌이었던 그룹 빅뱅 출신 승리(본명 이승현·33)의 몰락은 연예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승리는 지난 2018년 불거진, 마약·성매매·성폭행·경찰 유착 등과 관련된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지난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된 후 같은해 3월 제5포병단을 통해 입대했고, 군사법원 재판 1심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국군교도소 수감 중 진행한 2심서 형량이 줄었다. 이후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 교도소인 여주교도소로 이감됐고, 지난 9일 만기 출소했다.

승리가 받은 혐의는 상습도박, 성매매, 성매매알선,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수폭행교사혐의 등 9개다.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버닝썬 사태’는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흔들었다. 중심에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아이돌 그룹 멤버가 있었다는 것이 큰 충격을 줬다. 출소 후 계획이 알려진 바 없지만, 연예계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승리가 사라진 연예계는 크고 작은 변화를 맞았다.

우선은 2세대 ‘간판’ 보이그룹 빅뱅이 축소됐다. 5인조로 출발,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뱅뱅뱅’ 등을 히트시키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그룹이지만, 다섯 명이 한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빅뱅의 다른 멤버들 역시 활동 내 마약과 교통사고 등 다양한 구설에 휩싸였지만, 승리를 품지는 못했다. 승리는 ‘버닝선 사태’ 이후 팀에서 자진 탈퇴했다.

4인 체제로 신곡을 발매하긴 했지만, 근 시일 내 그룹 활동을 기약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지드래곤 외 대성과 태양, 탑 등이 모두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오며 앨범 기획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쉽지 않아졌다. 멤버들 모두 빅뱅 활동을 최우선에 둔다지만, 물리적 거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이야기다.

승리 논란으로 인해 아이돌이 되기 위한 기본 요건도 강화됐다. 인성의 가치가 대두됐고, 관련 트레이닝 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겼다. 특히 인성 교육과 성교육을 기본으로 두는 기획사들이 늘었다.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뿐 아니라 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줘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연습생에도 수습 기간이 필요하다. 3개월 정도 연습생 예비생 기간을 가지며 지켜보고, 인성이나 근성을 인정할만할 때 정식 연습생 계약을 체결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노래, 춤, 예능감 등 끼를 갖췄다고 해도 인성에 문제가 있으면 각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방송가도 변화를 맞이했다. 승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다양한 관찰 예능에서 그의 ‘사업 수완’을 조명했기 때문이다. ‘승츠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도 MBC ‘나 혼자 산다’나 SBS ‘미운 오리 새끼’ 등 예능이었다. 심지어는 ‘버닝썬’을 방송에 내보내 소개해주기도 했다.

‘승리 사태’ 이후 예능 제작진 역시 연예인의 사적 영역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승리 외에도 연예인의 개인 사업장 등이 논란이 된 경우가 많았던 바, 검증을 통해 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특히나 연예 활동 외 모습을 조명하는데 신중해졌다. 이런 모습이 신선한 캐릭터를 만들어줄 수 있지만, 자칫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우려를 수용하며 자체 겸열 수위를 높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연예 사조직 멤버들의 ‘단톡방’을 이용한 대화가 신중해졌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고 있다. 한 연예 기획사 임원은 “단톡방 내에서 한 말이나 행동이 논란으로 번지거나, 어떤 논란의 증거가 되는 경우가 늘며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인지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