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가족 기업이니까요."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 A씨는 자녀 학원비, 백화점 상품권 등을 회사 법인 카드(법카)로 지불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수홍 친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에 대한 10차 공판이 1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 심리로 진행됐다.

검찰은 10일 A씨에게는 징역 7년을, A씨의 배우자이자 박수홍의 형수 B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에 " A시는 횡령한 돈을 박수홍을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현재까지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박수홍의 이미지 손상도 큰데다 피고인(A씨)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주장을 번복하는 등 태도가 불량하다”고 형량 이유를 밝혔다.

과거 박수홍 1인 기획사 라엘의 사내 이사를 지낸 박수홍의 친형 A씨는 이날 법카 지출 내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PC방에서 법카를 쓴 이유에 대해 "(라엘은) 주소만 올려놓은 사무실이여서 PC방에 가서 일했다"라며 "게임은 잘 못한다. 자료 검색도 하고 워드로 작업했다. 그래서 법카로 지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주로 A씨의 법카 내역 배경과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PC방 외에도 미용실, 자녀 학원 교습비, 당구장, 키즈 카페 등에서 법카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가족 기업이라 사용이 가능한 줄 알았다"라며 "임직원의 복리후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A씨는 허위 인물을 직원으로 등록, 해당 인물의 임금을 본인이 수령한 것과 관련해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분산해서 써도 된다고 해서 그랬다. 아버님이나 어머님이 청소도 해주시고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니깐 등재한 것이고 대대로 큰 기업들도 그렇게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법카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내역에 대해서는 "모두 박수홍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라며 "명절에 사용한 내역이 많다. 다 박수홍을 위해 썼다"고 밝혔다. 반면 해당 사안과 관련해 박수홍 측은 친형이 구입한 백화점 상품권이 지인이나 방송 스태프에게 전달된 바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A씨는 이번 소송과 관련한 변호사 비용 또한 법카로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그건 세무사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죄송하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박수홍의 계좌에 형수의 서명이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A씨는 “아버지가 눈이 안 좋아서 비서 자격으로 아내에게 부탁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또 A씨는 공인인증서와 OTP를 이용해 법인 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한 것과 관련해 “박수홍이 시켜서 한 일"이라며 "나도 귀찮았다"고 말했다.

현재 구속 수사 중인 A씨는 수감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에서 기사가 나오면 가슴이 떨린다.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 그간 박수홍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웠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바랐다.

그러면서 "우울증 수치도 높고, 간 수치도 높다고 (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검찰과 대질 심문 당시에도 (건강적인 면에서) 힘들었다"면서 "지금도 귀에서 윙윙 울리는 게 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수홍의 친형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여 간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 등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수홍의 출연료를 포함한 연예 활동 수익 61억 7천 만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변호사 선임비 3700만 원과 부동산 관리비 등의 일부 혐의(횡령)만 인정하고 있다. 양측이 주장하는 횡령 액수 차는 크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