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타이완의 유명 가수 겸 배우 황위진(34·黄伟晋)이 K팝 걸그룹 르세라핌을 성희롱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발언도 논란이지만, 해명도 논란이 됐다. 사과 보다는 변명에 가까운 입장을 밝혔기 때문.

지난 27일 중국 모 방송사 '홍백 예술상'이 전파를 탔다. 두 팀이 나뉘어 대결을 벌이는 예능으로 백팀으로는 현지 유명 연예인인 천밍주, 오강, 황위진이 출연했다. 홍팀에는 샤샤, 허부개 등이 있었다.

르세라핌은 게스트로 초대됐다. 피날레 공연을 펼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이들은 잠시 출연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멤버들은 '홍백 예술상' 측이 준비한 음식 시식회 이벤트에 참여했다. 음식은 대나무 꼬치에 고구마 볼을 넣는 메뉴였다.

멤버들이 꼬치에 고구마 볼을 넣는 제스처를 취하자 이를 본 황위진은 돌연 "나도 꽂고 싶다. 그녀들 아래에 있는...그 고구마 볼"이라고 말했다. 명백히 불편할 수 있는 성폭력에 가까운 발언이었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현장에 있는 출연진도 눈치챌 정도였다. 함께 출연한 동료 샤샤는 "황위진이 말실수를 한 것 같다"며 어색하게 웃었다. 황위진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나도 그녀들과 같은 식사를 하고 싶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문제의 발언은 전파를 탄 후였다.

황위진에게 성희롱 논란을 제기한 건 국내가 아닌 현지 여론이다. 타이완 여론은 방송 후 '황위진이 르세라핌에게 성희롱을 했다"며 자국 배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었다는 것. 황위진의 SNS는 르세라핌 팬들 뿐 아니라 자국 누리꾼들의 비판글로 가득하다.

논란이 커지자 황위진은 28일 새벽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남겼다.

그는 "멤버들이 맛있는 음식을 하나씩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방송의 일부였고, 윤진이 고구마 볼을 꽂아 먹겠다는 말에 본능적으로 리액션을 하고 싶었다. 먹는 과정을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모두가 오해할 만한 말을 했지만, 마음 속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였다"고 설명했다.

황위진의 입장문의 주요 요지는 '모든 건 오해'라는 것이다. 그의 발언이 에둘러 표현한 간접 폭력도 아닌, 매우 노골적인 성희롱이었음에도 불구 오해로 치부해버린 것. 게다가 르세라핌 멤버들이 현장에서 느꼈을 감정에 대한 배려나 사과도 부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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