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뉴진스가 일방적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뉴진스가 별도의 가족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어도어 전 임원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나, 일부 매체의 보도를 통해 민 전 대표가 본인의 독립 레이블을 보장하거나 위약금을 물고 뉴진스를 데려올 자금줄이 필요해 다수의 투자자를 접촉했단 정황이 드러났다.

하지만 투자유치가 난항을 겪는 것은 물론 일부 기업과는 투자유치 협의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진 사실 등이 디스패치 등을 통해 보도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상장사인 다보링크의 실소유주 A회장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뉴진스 멤버의 큰아빠 B씨의 주선으로 민 전 대표와 만남을 가진 적이 있으며, B씨가 민 전 대표에게 50억 원을 투자해달라고 제안했다고 했다.

A회장은 민희진 전 대표가 자신에게 “제가 뉴진스를 데리고 나올 수 있을까요?”라는 말을 했다고도 했다. 매체는 세 사람이 만남을 갖는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세 사람이 만나 나눈 대화 내용까진 확인되지 않았지만, 다보링크가 민 전 대표와 만나고 이틀 후인 지난 10월 2일 B씨를 신규 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며, 사전 접촉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 11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누군가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 ‘누군가와 계약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인지하고 있다. 이는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본인은) 어떠한 곳과도 접촉하거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라는 입장을 냈지만, 디스패치의 해당 보도 이후엔 별다른 해명 또는 반박을 하지 않았다.

업계는 민 전 대표가 기업들과 접촉하며 투자유치를 희망한 이유를 템퍼링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수로 봤다. 템퍼링 의혹을 피하기 위해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자신이 배후에서 이끌 수 있는 기획사를 설립, 뉴직스를 이적시키려 했단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투자유치가 계속 지연되며 어도어에 반기를 든 뉴진스로서는 선택지가 좁아졌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티스트가 소속사의 물적, 인적지원 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일단 멤버와 가족이 직접 출자한 매니지먼트 법인을 세워 활동 거점으로 삼고 후속 투자를 유치해 추후 민 전 대표를 프로듀서로 영입하는 안을 고민했을 것이란 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멤버 중 하니, 다니엘은 외국 국적을 갖고 있어 비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이 추측에 힘을 보탰다. 현행법상 외국인은 연예활동을 위해 적법한 체류 허가 즉 비자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속 에이전시가 필요하다. 스스로 어도어 소속이 아니라고 선언했기 때문,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소속사가 시급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상황은 이러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법조계 모두 뉴진스 멤버들의 이와 같은 ‘꼼수’는 통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을 지배적으로 내놓고 있다.

현행 전속계약상 멤버들의 개인적 연예활동이나, 제3자를 통한 연예활동 모두 계약위반으로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제3자에는 외부 기획사는 물론 멤버들이나 부모들이 설립한 가족 회사도 포함될 수 있다.

문화부 표준전속계약 제2조와 6조, 14조에 따르면 가수는 계약 기간 중 기획사의 사전 승인 없이 스스로 또는 제3자를 통해 출연교섭을 하거나 대중문화 예술용역을 제공할 수 없다. 기획사의 사전동의 없이 제3자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계약을 체결해 계약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거나 기획사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

타 기획사는 물론 개인 기획사나 가족 기획사를 설립하는 행위, 기획사 없이 개인자격으로 독자 연예활동을 하는 행위 모두 전속계약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더불어 전속 매니지먼트 권한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범위가 전 세계에 미친다. 제3자가 연예인의 전속계약 위반에 적극 관여하는 경우 역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전속계약은 연예인이 모든 연예활동을 기획사와 전속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전속계약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속성이 지켜지지 않으면 연예인은 회사의 투자로 일정수준 인지도를 얻은 후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진행해 과실을 독차지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템퍼링이 문제시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하며 뉴진스의 ‘가족회사 설립설’이 현실화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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