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링=이경호 기자] 32세의 젊은 나이에 한 예술인이 요절했다. 배고픔과 병마에 한 겨울 죽음과 대면한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은 눈을 감았다.


최고은 작가의 요절 소식은 한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졌으며, 상업영화에 밀려 많은 관객들에게 외면 당하는 단편영화계의 배고픈 현실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최고은 작가는 2002년 단편영화 '연애의 기초'로 데뷔해 '새벽정신'(2004), '젖꼭지가 닮았다'(2004) 등을 발표해 단편영화계에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격정 소나타'로 아시아나국제 단편영화제에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해 영화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영화 감독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재학중에 상을 수상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2007년 대학교를 졸업하며 영화인으로서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고은 작가는 도약을, 날개짓을 하기 전 쓸쓸히 죽음의 손에 이끌려 가야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월셋집에서 이웃 주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32세의 요절.


최고은 작가의 사망 원인은 갑성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다가 수일째 굶은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촉망받는 학생에서, 영화계 예술인으로 가능성을 검증받은 그녀의 죽음은 단편-독립영화계를 씁쓸하게 한다.


최근 단편-독립영화계에 정부의 지원과 기타 민간 업체의 지원이 줄어들거나 끊겨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상업 영화에 치중되는 한국 영화계. 영화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단편-독립영화의 배고픈 현실을 최근들어 더욱 심해졌다.


때문에 최고은 작가의 요절은 배고픈 예술인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또 그의 경우 영화 제작사와 시나리오 계약까지 맺었지만, 제작까지 이뤄지지 못해 최근까지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져 영화인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단편-독립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배고픔과 병마에 세상을 등진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직 못다 이룬 꿈에 요절. 그 예술혼이 피어나지 못해 눈물만 나올 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고은 작가의 요절에 그를 기억하는 영화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온라인 커뮤니티 및 트위터 등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이경호 기자 sky@tvdaily.co.kr/사진=최고은 작가의 유작 '격정 소나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