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올해도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돼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중에는 수백만 명의 관객이 동원돼 흥행작 대열에 오르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10명도 채 보지 않은 비운의 작품들도 있다.

상업 및 독립영화를 비롯해 해외영화까지 지난 1년간 수백 편의 작품들이 개봉됐지만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은 수십 편에 불과하다.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작품은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은 영화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갔다.

올해 개봉된 작품 중 5명 미만이 본 비운의 작품들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모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 결과를 따랐으며, 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제외됐다.

▷5명이 본 작품 - 스티븐 시걸의 굴욕

지난 6월 2일 개봉된 미국 영화 '다크 리벤지'는 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할리우드 액션 배우 스티븐 시걸이 주연한 작품이지만, 전국 단 1개관에서 상영돼 5명의 관객이 관람했을 뿐이다.

10여년 전만해도 스티븐 시걸이 떳다하면 매니아 팬들이 움직여 고정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제 스티븐 시절의 인기는 빛 바랜 과거가 됐다.

같은 달 16일 개봉된 일본 영화 ‘아내의 은밀한 매력’ 역시 1개관에서 상영돼 5명의 관람객이 보았다. ‘아내의 은밀한 매력’은 어느날 남편이 전립선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성인물.

지난 7월 20일 개봉된 일본 영화 ‘음탕한 고양이들’도 1개관에서 개봉돼 5명의 관람객이 보았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 처럼 이 작품 역시 성인물이다. 흥미로운 것은 배급사가 ‘아내의 은밀한 매력’과 똑같은 회사라는 것이다.

▷4명이 본 작품- 이런 영화도 있었나?

미국 액션 영화 ‘데미지’와 벨기에 영화 ‘멘투비’, 포르투갈 영화 내 안의 삼바’는 각각 1개관에서 4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지난 11월 28일 개봉된 ‘멘투비’는 여자주인공 켈리 라일리가 ‘셜록홈즈 : 그림자 게임’에 출연하는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할 수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모으는데 실패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함께 한 다큐멘터리 ‘내 안의 삼바’는 가난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사람들이 삼바춤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작품은 단 4명의 관객만을 맞이했지만 올해 열린 ‘제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에 초청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10명 미만이 본 작품들 중에는 일본의 성인물이 많았다. 일본 영화 ‘최고의 섹스 그리고 사랑’과 ‘내가 원하는 남자’ 역시 1개관에서 상영돼 4명이 보았다.

▷3명, 2명이 본 작품- 이름부터 낯설어

일본 성인물 ‘뜨겁고 달콤한 밤’은 나홀로 3명의 관객을 맞이했다. 올해 전국에서 3명의 관객이 본 작품은 오직 이 작품 뿐이다.

전국에서 2명이 본 작품은 멕시코 영화 '남쪽의 제왕'과 러시아 영화 '빛나라, 내 별이여'다.

‘남쪽의 제왕’은 4인조 은행강도단이 철두철미한 계획 아래 은행을 습격해 1200만 달러를 훔치는데 성공했지만 제3자가 나타나 돈가방을 가로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액션물.

토니달튼, 조르디 몰라, 안나 드 라 레구에라 등 다양한 멕시코 배우들이 출연해 현란한 액션과 반전을 선보였지만 사람들에게 작품을 알리는데는 실패했다.

▷전국에서 단 1명이 본 작품- 웨서방의 굴욕

전국에서 단 한 명이 본 작품은 의외로 5편에 달한다.

올해 5명이 본 작품 '다크 리벤지'의 주인공 스티븐 시걸의 또 다른 액션 영화 ‘스트리트 워’는 지난 4월 개봉돼 단 1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스티븐 시걸은 올해 두 편의 영화로 한국에서 단 6명의 관객만을 모았다. 말 그대로 굴욕이다. 과거 한국에서 누린 인기와 명성을 생각하면 매우 허무한 결과다.

할리우드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도 1명의 관객을 모은 불운의 배우로 전락했다. 지난 6월 개봉된 영화 '게임 오브 데스'가 전국에서 1명의 관객을 모은 것.

한국여성과 결혼해 한국에서 '웨서방'이라 불리며 인식이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흥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블레이드' 시리즈로 얻은 인기가 무색할 만큼 저조한 숫자다. 사실상 개봉된 사실 조차 몰랐으니, 두 편으로 6명을 모은 스티븐 시걸 못지 않은 굴욕이다.

지난 2월 개봉된 미국의 공포영화 '위스퍼' 역시 전국 1개관에서 1명의 관객을 모았다. 어린 남자주인공을 내세워 '오멘'의 인기를 잇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는 소망에 그치고 말았다.

이외에도 일본 영화 '길티 오브 로맨스'와 영국 영화 '레드바론'이 1명의 관객을 모으는 설움을 당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