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2'가 10년차 가수 이정에게 미친 영향 [인터뷰]
2012. 12.01(토)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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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가수 이정은 인터뷰가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며 낯설어 했다. 지금의 자신을 풀어놓는데도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예능에서 보여졌던 이정은 철저히 브라운관이 만들어 낸 모습이라는 사실은 단박에 느껴졌다. '깨방정'보다는 '진심'이 담긴 1시간의 대화다.

◆ '사랑해봤니', '응답하라 1997' 보고 나온 곡이에요

"MBC '나는가수다2' 한 이후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의미로 낸 곡이에요. '나가수2' 때 생각보다 큰 사랑을 받아서 보답을 하고 싶었는데 '나가수2'는 다른 가수들의 노래니까 내 목소리가 담긴 내 노래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이정은 군 전역 후 소속사를 나와 직접 회사를 차렸다. "회사를 만들고 우리 프로듀서 팀에서 나온 첫 곡이에요. 원래는 여자가수를 위한 노래라 키도 여자 키였는데 듣다 보니까 노래가 좋아서 '내가 할까' 했는데 그 말이 여기까지 온 거에요."

"'응답하라 1997'에 나온 짝사랑 콘셉트에서 시작된 노래에요. 서인국의 입장도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이 될 수도 있겠죠. 짝사랑하는 마음이 이 노래를 나오게 했어요."

10년 동안 자신이 녹음한 곡을 다시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이정이 이 노래에 품은 애착은 대단했다. "녹음을 17시간 했어요. 다시 하고 또 다시 하고 아쉬운 부분이 계속 생각나서. 아침 7시에 녹음이 끝나서 다시 듣기 전에 컴퓨터를 다시 켰는데 노래 중간이 날라간 거에요. 부동자세로 30분 동안 앉아있었어요. 그래도 노래에 대한 애정이 있으니까 날라간 부분도 다시 부르고 녹음을 마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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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수 출연' 이정의 재발견?

이정에게 최근 출연했던 '나가수2'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는 '나가수2' 출연에 대한 생생한 소감과 함께 그가 다시 한 번 마음가짐을 재정비했던 계기를 털어놨다.

"'나가수2'요? 리허설 때까지는 정말 안 떨려요. 그런데 본방송이 딱 시작되면 그 기운이 느껴져요. 청중평가단 들어와있으면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에요. 팔다리가 저릴만큼이에요. 막내면 조금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또 막내면서도 노래 잘 부르는 윤하가 있으니까, 마음도 편하게 못 놓겠더라고요. 윤하 정말 잘 하더라고요."

그가 꼽는 무대는 '말리꽃' 무대였다. '나가수2' 후 이정의 '말리꽃' 영상은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

"아무래도 '말리꽃'이 기억에 남아요. 첫 등장이기도 했고 사람들의 시선이 '과연 이정이 어떻게 하려나'하는 시선도 있었거든요. 부응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노래는 마지막 무대에요. 다른 곡들은 1등할 각오도 없이 갔는데 그 노래는 편곡이며 무대며 다 좋았어요. 11월 가수전에서 1등을 노렸는데 무대에서 힘이 팍 들어가서 '위험한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웃음)"

"'나가수2'를 나오고 나서 사람들이나 미디어에서 '뮤지션으로 재조명' '이정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했길래 재조명이라는 단어가 나왔을까. 저에게는 정말 채찍질이 됐어요."

"'나가수도 끝났구나. 이정이 나오냐'는 댓글들도 봤어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제대로 노래를 보여준 적이 없으니까요. 기분나쁠 것도 없었어요. 부담감은 없었고. 그저 보여주자는 생각이었죠. '자 이제 노래하는 것 한 번 제대로 보여주자' 등수도 상관없었고 네 번의 무대로 나의 모습을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지금 보면 어느 정도는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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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10년차, 잠시 멈춰 되돌아보면...

세븐데이즈로 시작해 솔로 이정으로 10년의 시간이다. 만능엔터테이너의 면모를 보여주며 해병대 입대로 누리꾼들의 '까방권'(까임방지권)까지 얻었다. 그런 이정이 이제는 방송보다 공연으로, 예능보다 음악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TV를 더 나간다고 해서 인기가 더 올라가고 유명해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20대 때는 이정 솔로하면서 TV를 통해 얼굴 알리고 돈도 벌고 노래도 알리자라는 생각으로 TV에 나갔었어요."

그에게 "그 계획이 다 통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 세가지 목표 중에 노래를 알리는 것에 실패하지 않았나 싶어요. 관심있는 사람들은 내 노래에 대해서 잘 알겠지만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사람들이 생각할 때 'TV에서 웃기고 재밌던 사람이 노래를 저렇게 했었어?'라는 생각을 한 거잖아요. 예능에 나가면 우울하게 있을 수도 없으니까 까불고 재밌게 했었던 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져야할 때가 된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앞으로 정규앨범에는 5집, 6집 이런 이름을 안 붙이려고요. 그동안 냈던 4개의 앨범은 정말 다양한 음악을 했죠. 프로듀서의 뜻이 있었고 제 결정권은 없었어요. 그 4개의 앨범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이제 그 경험들로 앞으로는 내 길을 찾아가려고요."

'나가수2'가 이정에게 '가수'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던졌다.

"이번에 절실하게 느낀 것은 옛 어른들 말씀에 '한 가지만 제대로 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단순한 말인데 일단 내가 가수이면 내가 했던 음악에 대해서 확실하지 않으면 다른 것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해요. 이전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어요. 가수로서 정점을 찍은 것도 아니고 예능인으로 활발했던 것도 아니고 연기를 해도 제대로 된 연기를 하지도 않았잖아요.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이 그냥 저냥 흘러갔던 거죠.

그렇다. 이정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노래도 잘했지만,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활동은 없었고 예능, 연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그를 '가수'라는 카테고리에 넣기에는 뭔가 확실한 임팩트가 없었다. 더불어 소울, R&B, 발라드, 댄스음악을 오가는 다양한 장르는 이정의 확실한 색깔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앞으로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하고 싶냐"는 우문에 이정은 '이정음악을 하고 싶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앞서 냈던 노래들은 김창환 프로듀서의 느낌이 많이 들어간 노래였어요. 3집부터는 제가 조금 의견을 내면서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요. 흑인음악 백인음악이 나눠져있지만 어차피 저는 백인도, 흑인도 아니라 흑인음악 못해요. 내 색깔을 확실히 하면 흑인음악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따오고 또 다른 장르에서도 배울 것은 배우는 식으로 하고 싶어요."

이정은 청사진을 그렸다. 필모그라피를 쌓아가는 배우들처럼 이정의 '역사'를 다시 새롭게 써내려 갈 것이다.

"5년 안에 관객들이 이정이라는 이름을 보고 찾아올 수 있는 공연브랜드를 갖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터가 시작이죠. 10년 동안 공연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준비를 차근히 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그리고 언제든 이정이라는 가수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게끔 제가 활동하는 모습들을 그 채널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정을 충격에 빠트렸던 '이정의 재발견'이라는 단어는 이제 그에게 충격보다는 또 다른 다짐의 시작이다. 10년의 경험을 딛고 또 다른 역사를 열어가는 이정이 서는 무대마다 그리고 발표하는 곡마다 재발견하게 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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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라우더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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