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사춘기 메들리'가 막장 코드 없이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 영등포 1관에서 열린 KBS2 드라마스페셜 '사춘기 메들리(극본 김보연, 연출 김성윤)' 시사회에는 김성윤PD, 곽인근 작가, 이한철 음악감독, 곽동연, 이세영, 최태준, 곽정욱이 참석했다.

'사춘기 메들리'는 '시리우스' '동화처럼' 등을 잇는 KBS 단막극 4부작의 완결판으로, 총 13번의 전학을 경험한 주인공 최정우(곽동연 분)가 또다시 전학을 앞두고 각종 사건들을 저지르지만 전학이 취소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담은 4부작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KBS가 기존에 심야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되던 황금시간대에 특별 편성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이날 김성윤PD는 "요즘 공중파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많다"며 "사람이 죽어나가고 출생의 비밀이 없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김PD는 "'사춘기 메들리'의 특징은 추억과 공감, 코믹과 멜로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1회보단 2회가, 2회보단 4회가 더 재미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음악감독을 맡은 그룹 불독맨션의 멤버 이한철도 "이 드라마는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어린시절의 순수한 느낌을 표현하는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또 극적인 장면에서는 스케일이 큰 음악으로 구성해 다양한 볼거리에 신경썼다"며 공을 많이 들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춘기 메들리'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들은 만만치 않다. 방영시간대가 경쟁 방송사들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사춘기 메들리'가 과연 작품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그들만의 리그'나 '찻잔 속 소용돌이'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사춘기 메들리'를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중심 축은 최정우와 양아영(이세영 분)의 멜로다. 존재감 없는 학생이었던 최정우는 곧 전학간다는 소리에 학교 '대표 주먹'인 이역호(최태준 분)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교내 최고 퀸카인 양아영에게는 '사귀자'며 고백하는 등 수습하지도 못할 엄청난 일들을 저지른다.

이에 대해 이세영은 "촬영 전 곽동연과 친해지기 위해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해놓고 서로 극중 이름인 '아영아' '정우야'를 불렀다. 덕분에 편해진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해서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게 했다"며 멜로라인을 통해 보여줄 환상의 호흡을 예고했다. 곽동연 또한 "촬영할 때 이세영이 매우 편하게 해줘서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넝쿨째 굴러들어온 당신' 때보다 향상된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기대를 당부했다.

'사춘기 메들리'에서 멜로라인 못지 않게 눈에 띄는 부분은 감초 역할로 웃음을 담당하는 신영복(박정민 분)과 임덕원(곽정욱 분)의 티격태격하는 관계다.

신영복은 늘 아이들을 괴롭히지만 막상 본인에게 용감히 맞서는 사람에게는 바짝 쫄기도 하는 큰소리만 떵떵치는 '허세'가 있는 캐릭터다. 그는 습관적으로 임덕원을 '임떡'이라 부르면서 '빵셔틀'로 삼아 괴롭힌다.

임덕원은 어리숙한 외모와 행동 때문에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과감하게 행동할 줄 아는 외유내강형으로, 후에 물에 빠진 신영복의 동생을 구해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성윤 PD는 "신영복 역의 박정민은 영화 '파수꾼'에서 '빵셔틀'을 당하는 역할이었다. 반면 곽정욱은 '학교 2013'에서 '빵셔틀'을 시키는 일진이었다. 이에 두 사람의 캐릭터를 바꾸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히며 두 사람의 관계를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춘기 스캔들'에 대해 KBS는 '부모와 학생인 자식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각종 막장코드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이 '사춘기 스캔들'에 얼만큼 관심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최근 작품성을 갖췄다고 평가받은 드라마들이 연이어 시청률에서 참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전통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이 자리잡아왔던 시간대에 방송되는만큼,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곽동연, 이세영, 최태준, 곽정욱 등이 출연하는 '사춘기 메들리'는 오는 10일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방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