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한복 진짜 오랜만에 입어요. 입은 지 1년이 넘은 것 같네요. 사극할 때도 그렇고 한복입는 걸 좋아해요. 몸매가 감춰지잖아요. 하하하."

호탕한 웃음, 넉살좋은 행동들이 사람을 무장해제 시킨다. 연기를 통해 봐왔던 순진하거나,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밝은 웃음으로 주변을 경쾌한 분위기로 이끌고, 솔직함과 털털함으로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는 배우 홍아름(27)을 만났다.

홍아름은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MBN 주말드라마 '천국의 눈물'(극본 김연신·연출 유제원)에서 비정한 엄마와 운명적인 싸움을 해나가는 주인공 윤차영 역을 맡아 선배 배우 박지영과 기싸움 연기를 펼쳐도 지지않는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미혼모라는 사실을 숨기고 도진(도상우)과 결혼하려 했던 은보경 역으로 특별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뒤 하차했다.

2014년 하반기 주말, 오후 6시 20분에 '천국의 눈물'을 보고 난 뒤 잠시 쉬었다가 밤 10시에 '전설의 마녀'를 보면 연이어 홍아름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천국의 눈물'은 이미 100% 사전제작이 완료된 작품이었기 때문에 홍아름의 1년 전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의도치 않게 겹치기 출연이 됐지만, 주말에 자신의 모습을 연달아 볼 수 있었던 것은 상당히 색다른 경험일 터. 이 상황에 대해 홍아름은 "주말에 '천국의 눈물'을 보고 한 템포 쉬면서 밥을 먹으면 '전설의 마녀'가 나왔다. 그런데 주변 분들이 다 제가 나온다는 걸 못 알아 보시더라. 심지어 저희 엄마도 저인지 못 알아 보셨다"며 "제가 봤을 때는 똑같은 나인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다르게 비춰졌나 보다. 1년이 지났다고 '조금 더 성숙해져서 그런가'라는 생각, '1년 사이에 많이 성장했구나'라는 느낌도 든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사전제작 드라마와 생방송 드라마의 차이에 대해 "사실 '천국의 눈물'을 생방송보다 더 생방송처럼 찍었다. 오히려 밤도 더 많이 샜던 거 같다"고 회상하며 "생방송 드라마일 경우에는 모니터를 하면서 다음회에는 아쉬운 부분들을 고치려고 노력을 할 수 있는데, 사전제작이 되면 고칠 수 있는 부분이 없이 그대로 나간다는 점이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방송되더라도 같은 사람이 연기하는 게 아니라고 착각할만큼 두 드라마에서의 캐릭터 분위기는 달랐다. 다만 두 작품 속 홍아름의 캐릭터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을 하고 있고, 미혼모가 됐다는 점, 라이벌과 거칠게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 등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었다.

홍아름은 '천국의 눈물'과 '전설의 마녀'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몸싸움 장면들에 대해 "처음에 그런 장면들은 너무 미안해서 못 때렸다. 드라마 '삼생이' 때 처음 따귀 장면을 찍고는 손을 벌벌 떨었다. 차라리 제가 맞는 게 속이 시원하다"라며 "살살 때리거나 잘못치게 되면 NG가 많이 났다. 이제는 좀 익숙해져서 서로 주고받는 거면 '한 번에 가자'고 얘기하고 임한다. 하지만 진짜로 때리다보니 상대가 누구이든 맞을 때마다 울컥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유독 작품 속에서 미혼모 역할을 자주 맡게 되는 것에 대해 "제가 미혼모 역할을 스무 살 때 '내 사랑 금지옥엽' 작품에서 처음 했었다. 당시 선배님들께 조언을 많이 얻었는데, '예쁜 아기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상상을 하라'는 거였다"며 "그때 그렇게 배우고, 점점 주변의 친한 언니들이 아이를 가지고 하니까 이젠 저절로 엄마 역할이 상상이 된다. 진짜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거 같다"고 미혼모 역할을 소화해내는 노하우를 밝혔다.

이처럼 미혼모, 몸싸움 등 홍아름 자신의 성격과 상반되는 우울하고 힘든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주로 맡다보니, 연기를 통해 자신의 에너지 넘치고 활달한 성격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 그다.

"그러고보니 이전부터 드라마를 할 때마다 아이를 낳고, 자주 울었어요. 드라마 캐릭터로 성격을 상상하다 저를 만나면 연기와 실제 성격이 너무 다르다며 놀라시는 분들이 많아요. 드라마를 보면 저는 조용하고 울기만 할 거 같은데 실제로는 정말 활발한 성격이니까요. 드라마니까 극적인 상황을 가져가야하기 때문에 이해와 공감을 하면서 연기하지만, 항상 울거나 힘든 작품만 해서 이제는 제 성격과 잘 맞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엔돌핀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시청자분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 드리고 싶어요."

비록 극 중에서는 아니었지만 인터뷰 내내 긍정 에너지를 발산한 홍아름의 2015년 새해 목표는 "홍아름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좀 더 알리는 것"이라고. "일할 때 더 마음이 편하다"는 그는 "예능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가리지 않고 제 얼굴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하며 큰 눈을 초롱초롱 반짝였다.

그는 "예능을 하고 싶은 마음도 계속 담아두고 있다"고 예능 출연에 대한 갈망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는 토크 프로그램보다 '정글의 법칙'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또 제가 해산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삼시세끼'가 정말 재밌더라. 산체도 정말 예쁘고. 편안하게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1박 2일' 같은 예능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자신의 예능 성향 분석까지 이미 마친 모양새다.

10년 동안 해왔던 리듬체조를 그만두고 자신도 모르게 연기를 시작했지만, 남들 못지 않은 연기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 배우. 자신을 위해 수고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한 번쯤은 꼭 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는 솔직한 배우.

이전엔 요식업 CEO, 체조강사까지 해내는 쓰리잡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었다가도, "다시 생각해 보니 이제는 연기레슨을 하고 싶다"는 꿈 많은 청춘. 또 만 26세부터 적용되는 차 보험 때문에 빨리 27살이 되기를 바랐지만 "막상 27살이 되니 새삼 '나이를 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 강아지 둥이도 벌써 13살이다"라며 귀여운 면모를 숨길 수 없는 해맑은 청춘의 모습까지.

아직 보여줄 게 많은 다채로운 매력의 배우 홍아름은 "올해는 양의 해입니다. 잘 될 거양. 행복해질거양. 모두 부자될거양"이라는 새해 인사를 보냈다.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홍아름의 행복한 2015년을 기대한다.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