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현영 기자] 새 파일럿 '어게인'이 정규 편성 시험대에 오른다. 시작한 지 6주 밖에 되지 않은 '경찰청 사람들 2015'의 시간대를 빌려서다. 이런 선택을 한 MBC의 의중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MBC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어게인'이 11일 밤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는 스타들의 특별한 동창회로 추억의 프로그램 출연진들이 다시 한 자리에 재회하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MBC 예능국은 이날 방송 예정인 '어게인'에 지난 1999년 방송된 드라마 '왕초'의 주인공인 차인표 송윤아 홍경인 등 반가운 얼굴들이 예능 나들이를 나선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추후 정규 편성이 되면 가까운 2000년대부터 대중 문화의 황금기 90년대, 그리고 추억의 7, 80년대 작품들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히며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로그램 포맷 자체는 신선하다는 평이다. 제작진을 통해 16년 만에 한 자리에 모인 차인표, 송윤아 등의 모습, 촬영 세트장을 재현해 낸 모습 등이 공개되며 그 시절에 대한 향수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 시간대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4월 30일 첫방송된 '경찰청 사람들 2015'가 6주만에 결방을 결정하고, 그 시간대, 그것도 2주 씩이나 파일럿 프로그램을 방송한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경찰청 사람들'은 지난 4일 방송에서 현직 경찰들이 출연하지 않고 재연 드라마 3편을 방영하거나, MC 이경규가 단독으로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등 포맷을 갑자기 바꿨다. 첫방송 이후 3%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시도'일 수 있지만, 방송에 적응해 가던 시청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갑작스런 포맷 변경, 저조한 시청률은 2주 간의 결방 소식과 함께 프로그램 '폐지설'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방송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형식을 시도하는 중이며 재정비 시간이 필요할 뿐 폐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목요일 예능 잔혹사가 '경찰청 사람들2015'에도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MBC는 유독 목요일 심야 예능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목요일 예능프로그램만 살펴봐도 지난 2011년 자숙 후 복귀한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 MC로 동시간대 '해피투게더'의 유재석을 상대했지만 폐지 수순을 밟았으며 이후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스토리쇼 화수분' '별바라기'까지 여러 프로그램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규 프로그램 사이에는 신동엽과 배우 여진구를 내세운 파일럿 프로그램 '동네 한 바퀴'를 편성하기도 했으며 '헬로 이방인'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몇 개월만에 종영되는 굴욕을, 목요일 심야 예능 잔혹사를 증명해왔다.

현재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복면가왕' 등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된 이후 화제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추세를 봤을 때 '어게인'은 MBC의 또하나의 기대작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공익 예능으로 16년 만에 돌아온 '경찰청 사람들 2015'는 아직 포맷도 완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비록 '어게인'에 2주간 자리를 내줬지만 '경찰청 사람들 2015'가 목요일 심야 예능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때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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