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부탁해요, 엄마'가 공감가는 이야기 전개와 더불어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져 앞으로의 방송에 기대를 높였다.

15일 밤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연출 이건준)이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임산옥(고두심)-이동출(김갑수)과 이들 부부의 삼남매 이형규(오민석) 이진애(유진) 이형순(최태준)의 전반적인 캐릭터 소개와 더불어 앙숙모녀 임산옥-이진애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부탁해요, 엄마'는 "엄마처럼 살기 싫어"와 "너 같은 딸 낳아봐라"고 하는 묘녀 임산옥과 이진애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에서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같으면서도, 또 그렇게 때문에 서로에게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는 것이 모녀관계가 아닐까.

이날 임산옥과 이진애 역시 이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진애는 강단있고 대범하고 능력도 있지만 넉넉하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며 집을 위해 지금까지 희생해왔다. 거기에 사람은 좋지만 잠시만 한눈을 팔면 사고를 치는 아버지 이동출의 뒷수습을 하는 것 역시 이진애였다.

하지만 엄마 임산옥은 맏아들 이형규밖에 모르는 아들바보다. 첫째아들 이형규를 낳고 원치않은 시기에 곧바로 갖게 된 아이 이진애. 임산옥은 아기때부터 이진애보다 허약하고 성장이 더뎠던 이형규만 끔찍하게 아꼈고 그런 사랑은 커서도 이어졌다. 임산옥이 유일하게 소고기를 사는 날은 아들의 생일이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이형규 앞에서는 티를 내는 법이 없으며, 무조건 그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맞춰주는 모습을 보였다.

첫째 아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엄마와 집안을 위해 희생하는 딸. 요즘시대에는 이런 퐁경이 많이 없어지긴 했다지만 '부탁해요, 엄마'의 첫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 중 태반은 이같은 상황에 많이 공감했을 것. 뻔한 이야기 같지만 마치 내 이야기, 우리 엄마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듯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임산옥을 연기한 고두심과 이진애를 연기한 유진의 찰떡호흡은 '부탁해요, 엄마'를 보는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딸을 향해 매섭게 몰아치는 고두심의 연기는 보는 시청자들까지 감정이입하게 만들며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게했고, 이런 엄마의 모습에 울컥하는 이진애를 표현한 유진의 연기 역시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정을 들게했다.

더불어 이진애의 도움으로 변호가사 됐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동생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완벽한 이기주의자에 야망으로 가득찬 이형규 역의 오민석은 여전히 '미생' 속 강대리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캐릭터 변신을 했음을 보여줬다. 이어 비록 취업준비생이지만 언제나 밝은 이형순 역의 최태준 역시 제 옷을 입은 듯 철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막내아들 캐릭터를 잘 살렸다.

또한 앞으로 이진애와 러브라인을 그려나가게 될 외모부터 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엄친아' 강훈재 역의 이상우도 지금까지 대체로 진지하고 무거운 역을 했던 것에서 벗어나 밝고 능청스럽고, 또 엄마에겐 애교있는 아들로 자연스럽게 변신해 극의 분위기를 살렸다.

'부탁해요, 엄마'의 전작인 '파랑새의 집'은 KBS 주말극이라고 하기엔 다소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하게 종영했다. 이에 가깝고도 먼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내 딸 서영이', 예상치 못한 시월드를 갖게된 며느리의 이야기를 담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 자식에 대한 불효소송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가족끼리 왜이래'가 기록했던 높은 시청률을 이번 묘녀지간의 이야기를 담은 '부탁해요, 엄마'가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KBS 주말극의 위상을 다시 일으킬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부탁해요엄마 문화산업전문회사, KBS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