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자유당 정권의 몰락을 담은 정치 풍자 영화 '잘 돼 갑니다'가 tbs TV를 통해 방영된다.

tbs TV가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검열로 인해 20년간 상영 금지된 정치영화 '잘 돼 갑니다'(감독 조긍하)를 20일 밤 9시 30분 편성 결정했다.

영화 '잘 돼 갑니다'는 1964년 한운사 원작의 동아방송 라디오 드라마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3.15 부정선거,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와 망명, 이기봉 일가의 집단 자살 등을 다룬 정치 풍자물이다.

잘 돼간다는 말로 주변 사람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꾀는 현실을 풍자했고 우리나라 정치풍자 영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 중 대통령 뒤에 숨어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박마리아 역의 김지미는 현재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최순실과 닮아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김지미 장민호 박노식 허장강 김희박 등 당대 일류 배이둘이 주연을 맡았고 이승만 생가 이화장, 조병옥 생가 등에서 촬영을 했다.

이승만 대통령과 닮은 배우를 찾기 위한 공개 오디션을 거쳐 100여 명의 응모자 중 당시 72세의 최용한 옹을 캐스팅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故 조긍하 감독의 아들이자 '행복한 사람' '제비꽃'의 가수 조동진이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는 1968년 제작됐으나 개봉 직전 당국에 필름을 압수당하고 상영을 금지당했다. 유신을 준비하던 박정희 정권이 중앙정보부를 동원해 차단한 것. 권력무상을 기본 화조로 해 독재권력의 종말을 다뤄낸 것이 당국의 검열망에 걸렸고 이로 인해 극장 개봉 전날 국도극장의 영화 간판이 내려졌고 영화 제작자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고.

이번 tbsTV의 편성은 제작자 故김상윤 씨의 아들이 군사정권의 검열로 희생된 아버지의 영화를 방영해 줄 것을 요청한데서 시작됐다.

앞서 tbsTV는 이른바 세월호 국회 청문회라 일컫어진 지난 14일 청문회를 하루 앞둔 시점,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감독을 맡은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국내 최초 파격 편성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잘 돼 갑니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