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1년에 한 작품 이상씩 꾸준히 연기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배우 김아중. 더해지는 작품만큼 신뢰감을 쌓아온 그는 "역시 '명불허전'"이란 말이 절로 나올 만큼 14년차 배우의 연륜을 엿보이고 있었다.

김아중은 지난 1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주말드라마 '명불허전'(극본 김은희·연출 홍종찬)에서 화려한 외모와 까칠한 성격에 실력까지 완벽히 갖춘 서울의 흉부외과 의사 최연경을 연기했다.

지난 2011년 SBS 드라마 '싸인'을 시작으로 '펀치' '원티드' 등을 통해 장르물 연기에 특화된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온 김아중. 탄탄한 연기력을 기본으로 각각의 역할마다 녹아들며 활약을 펼쳐왔던 그가 '명불허전'을 선택했을 때 많은 이들이 반가워했단다.

김아중은 "8년 만에 유쾌한 드라마를 찍었다. 촬영하면서도 좋았다. 그 전작들이 워낙 진지하고 묵직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현장 분위기가 작품을 따라가게 되기 때문에 전작들은 현장에서도 감정들을 많이 누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명불허전'은 촬영 내내 웃을 일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명불허전' 출연 소식에 많은 분들이 반가워해주셨다. '장르물 그만 하고 로코해라'는 댓글을 읽은 적 있다. 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무래도 김아중이라는 배우를 알린 작품이 '로코'였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김아중이 연기한 최연경은 어릴 적 아버지의 교통사고를 직접 목격한 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인물. 하지만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자신의 힘든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엿보여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김아중은 "최연경은 외모도 실력도 다 갖추고 있지만 인격적으로 결핍된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가 내적으로 성장하며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의사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잘 담긴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며 "사실 드라마에서 다뤄야 할 부분이 정말 많았다. 의학 이야기부터 타임슬립, 남녀간 사랑 등 많은 것들을 다뤘다. 그래도 한 번씩은 잘 터치하지 않았나 싶었다. 아무래도 하고자 하는 얘기가 많으면 드라마가 무거워지고 늘어질 수도 있는데 '명불허전'은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밝게 잘 그려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의 말처럼 '명불허전'은 현대와 조선을 넘나드는 신선한 타임슬립 소재와 더불어 최연경과 그의 파트너 허임(김남길)의 의사로서 성장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최연경과 허임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되면서 멜로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아중은 "최연경과 허임은 죽고 사는 과정을 함께 겪지 않았나. 그런 과정들을 함께 겪고, 서로에게 굉장한 영향을 미칠 만큼 삶을 공유한 사람들이라면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명불허전'이 메디컬 드라마지만 멜로가 허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실제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 김남길과도 극 중 허임에 대한 감정선을 따라 연기했다는 김아중. 그는 "초반에는 최연경과 허임이 티격태격하기 때문에 저 역시 실제로 (김남길과) 거리를 뒀다. 인간적으로 진짜 좋든 싫든 그것과 관계없이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성격이 맞고 다르다의 문제와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멜로 라인이 살아나고 두 사람의 핑크빛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실제로도 즐겁게 촬영했다고. 김아중은 "멜로 라인이 커지면서 즐거웠다. 행복했다. 이미 그때 쯤에는 김아중이라는 개인은 없었다. 저는 그저 최연경 그 자체가 돼 진짜로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물에 대한 몰입으로 시작해 상대에 대한 감정선으로까지 녹아드는 것이 김아중만의 연기 노하우였다. 그는 "연기 경력이 쌓일수록 상대 배우를 대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생기더라. 예전에는 상대 배우가 어렵거나 불편하면 함께 연기하기가 많이 힘들었다. 몰래 운 적도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덧붙여 그는 "다만 어느 배우든지 저와 함께해준 배우가 최고의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연기하며 최대한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야말로 저와 함께 작품을 해준 배우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자 존중하고 싶은 제 마음이다"며 함께 연기한 김남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사이 김아중은 어느새 내공 있는 30대 여배우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힐 정도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그는 "전부터 선배님들이 많이 왕성하게 활동해주시고 노력해주셨기에 지금의 30대인 여배우들이 이 정도라도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선배님들과 같이 저희가 더욱 노력해야 지금의 20대 배우들이 30대가 됐을 때 지금보다 더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연기적으로도 다양한 기회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이 미칠 수 있고,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데 일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하며 앞으로 지금보다 더 단단하게 다져나갈 김아중의 배우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끝으로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예쁘게 나온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은 것 같다. 하지만 저도 어쩔 수 없이 늙어가는 것 아닌가. 그래도 예쁘다고 해주시니 평소에도 관리를 열심히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대중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