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허진호 감독, 한지민 박형식이 '두개의 빛: 릴루미노'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마음을 밝혀줄 한 줄기 빛을 선물한다.

21일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두개의 빛: 릴루미노'(감독 허진호·제작 호필름)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한지민 박형식이 참석했다.

'두개의 빛: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수영(한지민)과 인수(박형식)가 사진을 완성해가며 서로의 마음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멜로다.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저시력 장애의 일종인 RP(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사람들이 VR 시각보조앱 '릴루미노'를 통해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처음 보는 모습들에 감동을 받아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만큼 허진호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이들에 대해 많은 점을 알게 됐다고. 그는 "시각 장애인들은 대부분 전맹이 많은 줄 알았다. 그런데 국내에 25만 명 시각장애인 중 21만 명정도는 전맹이 아닌 저시력자"라고 전하며 "이번 영화를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지민은 극 중 당찬 성격의 시각장애인이자 아로마 테라피스트 수영을 연기했다. 한지민은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좋은 취지의 영화이기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지민은 "연출이 허진호 감독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보지도 않고 참여를 결정했다"며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차츰 시력을 잃어가며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진 피아노 조율사 인수 역은 박형식이 맡았다. 박형식 역시 영화의 좋은 취지에 반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며 "영화를 준비하며 실제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많은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남녀 주인공 모두 시각장애인 역할인 만큼 서로 간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해 한지민은 "(촬영을 하며) 형식 씨를 보지만, 한 번도 형식 씨를 바라본 느낌이 안 났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마지막 장면에서 VR 기기를 썼을 때 형식 씨 얼굴을 본다. 감독님이 지시한 상황은 아니지만 안 보이다 보이게 되니까 감동적이고 눈물이 났다"며 당시 감정을 설명했다.

또한 두 배우는 각자 시각장애인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먼저 한지민은 "눈동자까지 연기하며 처음에 굉장히 어지럽더라. 안구에도 근육이 있어서 한쪽만 연습하다 보니 유지하는 데 쉽지 않았다. 연기할 때도 오랜 시간 하면 실제로도 흔들리듯이 보이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한지민은 "그런 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시각장애인분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형식 역시 "시선을 집중하다가, 누군가가 지나가거나 말을 걸면 초점이 다시 잡혔다. 그런 부분이 많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좋은 취지를 담은 영화인 만큼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지민은 "궁극적 취지는 저시력자 분들께 조금이나마 세상의 빛을 선물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저희 듯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박형식은 "좋은 취지뿐만 아니라 한지민과의 멜로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허진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오랜만에 영화 작업이 재밌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다.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개의 빛: 릴루미노'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영화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27일에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버전이 공개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