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인사와 함께 "피로회복제예요"라며 주섬주섬 비타민 음료를 꺼내는 모습에서 순박함이 묻어 나왔다. 살벌한 서바이벌을 두 번이나 겪었음에도 맑은 느낌을 자아낸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엔 강단 있게 눈을 빛냈다. 열정을 품고 '열심히'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당연하게 거듭하는 그는 괜히 서바이벌에서 1등을 차지한 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했다. 데뷔를 앞둔 '가수' 우진영의 이야기다.

케이블TV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2')에서 최종 순위 40위를 기록했던 우진영은 6개월 뒤, 종합편성채널 JTBC '믹스나인'에 도전했다. 두 번째 도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데뷔의 기쁨을 누리게 된 그는 "똑같이 회사 출근해서 연습하고, 스케줄 하면서 지냈다"며 근황을 전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지 한 달여가 지났음에도 우승을 차지한 남자 톱 9을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데뷔조 역시 자신들의 데뷔를 궁금해하는 웃지 못할 상황. 막연한 기다림에도 우진영은 '데뷔'라는 단어에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설레기도 하는데 많이 떨린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 팬분들 만나 뵙고 내 노래로 음악 보여드릴 생각에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방송 내내 상위권을 유지한 그는 이에 대한 부담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 친구는 항상 높이 있는 친구' 이렇게 봐주시는 게 부담됐다. 이러다 떨어지면 더 웃길 것 같았다. 뭘 해도 잘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그게 힘들었다"는 그는 부담감 탓에 초반엔 실수도 많았다고 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프로그램에 나온 건데 하나하나 신경 쓰다간 부족한 모습만 보여주다 끝나겠다 싶었다.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지'하면서 저를 조금 내려놓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 했다"고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자신을 짓누르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1위를 차지한 그는 "기대를 해주시는 부분이 많은 걸 안다. 데뷔를 하고 가수로서 활동하면서 부족한 것 없이 항상 좋은 무대와 음악을 보여드리면서 '아 그래서 얘가 1등을 했구나' 증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우진영은 말 뿐인 1위가 되기 싫어 가사를 쓰고, 열심히 레슨을 들으며 실력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진영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며 꿈을 키웠다. 오랜 시간 랩과 노래를 품어온 그는 본인을 소개하는 말을 한참을 고르기도. 고민하던 그는 '가수 우진영'으로 소개됐으면 한다면서 "저는 랩도 좋고, 노래도 좋고, 춤도 좋다.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 포지션은 래퍼지만 보컬, 춤 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모든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다. 다 너무 좋아서 놓치고 싶지 않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2016년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우진영의 20대는 온통 가수를 꿈꾸는 시간들이었다. 지난 시간 동안 우진영은 집안의 반대 속에서도 저만의 방법으로 꿈을 키웠다. 부수적인 것들을 배우면서 이를 음악에 맞춰 발전시키려고 했다. 연기학원에서 발성, 호흡, 감정을 배우면서도 이를 음악에 섞어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다.

그렇게 오랜 시간 꿈꾸던 데뷔를 앞두고 우진영은 자신을 갈고닦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다. 가사 역시 열심히 쓰고 있다는 그는 앞서 '프듀2' 경연 중 '니가 알던 내가 아냐'의 자작랩에서 '우진영 미쳤지'라는 가사를 맛깔나게 소화해 주목받았다. 이후 팬송 '빛이 될게'에서도 '더 더 미쳐가는 중'이라는 가사를 등장시킨 우진영은 자신이 표현하는 '미쳤다'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서 '미쳤다'고 표현해주시는 건 엄청 큰 긍정적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는 미친 사람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상의 긍정의 표현인 거다. 그만큼 무대를 잘했다는 말이니까 '미쳤다'는 감탄 한마디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가사에 대한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 묻자 우진영은 "가사를 적어놓는 노트가 있다. 일상에서 많이 찾아 적는다. 제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걸 중요시 생각한다. 한 번은 나쁜 남자의 입장에서 가사를 써야 할 때가 있었는데 전 나빠 본 적이 없다"며 "상상해서 써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책도 많이 읽고 있다. 그런데 너무 어리고 인생 경험이 적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솔직하게 하되, 심도 있는 부분에서는 상상을 빌려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빛이 될게'도 본인의 상황에서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다 털어낸 가사라고. 우진영은 "팬분들께서 상상하지 못할 사랑과 관심을 주시지 않나. 어떻게 그렇게 큰 정성을 쏟아주시는지 모르겠다. 정말 감사해서 (그 마음을) 함부로 생각한다는 게 안 된다. 정말 소중한 분들이다. 그분들 없으면 누가 제 노래를 들어주고 좋아해 주실까 싶다"라고 했다. 특히 소중한 것을 대하듯 말을 고르고, 손동작을 더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팬들에 대한 애정을 짐작케 했다.

"더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에게 바라는 바를 전한 그는 또 한 번 겸손과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유명해지면 변한다고들 하는데 항상 겸손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싶다. 이제 데뷔하고부터가 진짜 시작인 거니까. 더 신중하고 겸손하고, 더 열심히,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앙증맞게 파이팅을 해 보이며 웃음 지었다.

"'믹스나인'이 끝나고 이렇게 인터뷰를 다니는 제가 너무 신기해요. 재밌고 설레고 항상 떨리고 어려워요. 이제 정말 가수가 된다는 거잖아요. 가수가 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앞으로 더욱더 전과는 다른 제 모습들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 열심히는 다들 할 테니 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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