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연쇄살인범 이춘재가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고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일 오후 수원지방법원에서 연쇄살인 8차 사건 진범으로 몰려 20년 간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의 재심이 열렸다. 이춘재는 사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이춘재는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고) 느낌이 어땠느냐"는 윤 씨 변호사의 질문을 듣고 "영화로서 봤다. 느낌이나 감흥 같은 것은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자신의 범행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도 "관심 갖고 생활하지 않았다. 얽매이지 않았고 개의치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연쇄살인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나도 잘 모르겠다.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랬던 것 같다. 계획한 적이 없다. 즉흥적인 게 많았다"며 무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경찰의 수사에 대해 "보여주기 식 수사가 아니었나 싶다"며 비웃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춘재는 "지금은 살인을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성실하게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연쇄살인은 지난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10건의 살인 사건을 뜻한다. 이춘재는 이날 법정에서 화성 지역 10건에 청주 지역 4건을 더한 총 14건의 살인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2003년 영화 감독 봉준호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살인의 추억'을 만들었다.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은 "범인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의 시작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범인을 꼭 만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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