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포엠, 왜 심은하 얼굴도 안 보고 15억 입금했나? 엔터계 의견 물어보니 [이슈&톡]
2023. 02.03(금)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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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광고대행사 바이포엠이 가짜 에이전트 A씨에게 제대로 당했다. A씨는 정작 배우 심은하와 일면식도 없는 인물이다. A씨는 바이포엠에 자신을 심은하의 매니저라고 속여 거금 15억을 받아냈다.

모두 온전히 A씨, 한 개인만의 잘못일까. 동종 업계 종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바이포엠이 피해자인 건 분명하지만, 마냥 감싸줄 수 없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결국 '배우 심은하가 20년 만에 선택한 회사'라는 타이틀을 가지려는 욕심이 화를 초래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3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바이포엠은 심은하와 직접 만남을 갖기도 전 A씨에게 계약금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포엠은 지난해 2월 초 가짜 에이전트 A씨를 알게 됐다. A씨는 심은하는 물론 여러 명의 스타를 당당했던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바이포엠은 A씨가 마침 회사 임원과 친분이 있어 어떤 의심도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하 얼굴은 커녕, 가짜 목소리도 구별 못 한 바이포엠

바이포엠은 A씨와 만난 지 단 3일 만에 계약을 결정했다.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회당 출연료는 3억 원. 절반인 16억 5,000만 원(부가세 10% 포함)을 A씨 측에 먼저 보냈다. 이 과정에서 바이포엠은 심은하와 만나기는 커녕 전화 한 통도 하지 못했다.

물론 A씨의 사기극 탓이다. A씨는 심은하와 만나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바이포엠의 요구에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팅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포엠은 9개월이 지난 후에야 심은하와 통화를 했지만 이마저도 A씨의 사기였다. A씨는 한 여성을 '심은하의 대역'으로 써 바이포엠과 통화하게 했고, 바이포엠은 '진짜 심은하'와 통화를 했다고 믿었다.

익히 알려진 심은하의 목소리도 알아 듣지 못한 바이포엠은 결국 A씨의 덫에 완전히 걸려 들었다. 심은하를 잡는데 성공했다고 믿은 바이포엠은 이달 보도자료를 통해 "심은하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기극은 심은하 측이 30분 만에 즉각 부인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심은하는 대리인을 통해 "바이포엠이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며, 만난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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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포엠에 제기된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들과 갈등 중인 블록베리는 츄가 자신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기 전인 2021년 12월, 츄가 바이포엠과 접촉을 했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연매협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츄는 정면 반박했다. 2021년 12월에는 바이포엠이라는 회사는 잘 알지도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츄는 당시 바이포엠이 어떤 회사인지 몰랐고, 관련된 인물은 만난 적 조차 없는 셈이 된다. 심은하의 입장과 비슷한 요지다.

동종 업계에 물어보니 "이해하기 힘든 실수", "욕심이 초래한 일" 부정 반응

심은하부터 츄까지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 동종 업계 종사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한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하는 대표 B씨는 티브이데일리에 "바이포엠이 바이럴 전문 업체였다가 최근 사업을 확장하던 중이었다. 자본력으로 제작, 배급,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했는데 노하우가 없으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실수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게 당한 꼴이 됐다. 바이포엠이 피해자 위치인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업력이 있는 제작사들이나 이름 값이 있는 분들과는 작업하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 제작사 대표 C씨는 "바이포엠의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본다. 서둘러 대어인 심은하를 잡아서 제작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최근 '데시벨', '동감' 등에 투자 배급을 한 곳인데 왜 이런 실수를 저질렀는지 의아하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사 이사 D씨는 "바이포엠이 광고 중심의 사업을 주로 했기 때문에 아직 엔터 전반은 잘 알지 못 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성급함이 문제가 되지 않나. 제작부터 매니지먼트까지 엔터 쪽에 그럴싸한 명함을 갖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다 생긴 일이라고 본다. A씨의 과거 이력을 조금만 체크했어도 피해갈 수 있던 일이다. 남편 분이 유명한 정치인인데 왜 확인을 안 했는지 의아할 뿐이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포엠 측은 일절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사과가 담긴 공식입장을 발표했지만, 심은하 측은 직접 사과는 없었다며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표한 상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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