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가 시작된지도 벌써 15년. 역사가 오래된 만큼 MCU 입문 난이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만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높아진 문턱의 대표적인 예다. 필수로 예습해야할 작품의 수만 다섯, 심지어 디즈니+ 드라마까지 껴있다. 작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이를 보지 않을수도 없기에 해가 거듭할수록 팬들의 부담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아이언맨'을 필두로 MCU의 전성기가 시작됐을때를 회상해보면 MCU의 가치관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당시 히어로들의 특징 중 하나는 현실과 맞닿아있다는 점. 영웅이지만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고민들을 갖고 있었고, 현실적인 캐릭터가 바탕을 이뤘다. 이런 공감대는 관객들의 몰입을 유발했고 자연스레 MCU의 팬이 되어갔다.

작품을 미리 공부하거나 예습할 필요도 없었다. 굳이 원작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을만한 볼거리를 선사했기 때문. 히어로들이 총출동한 '어벤져스'도 마찬가지다. 몇몇의 히어로가 익숙지 않았지만 스토리의 진입 장벽이 낮고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보니 흠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인지도 낮은 히어로의 팬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솔로 무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인기 없는 히어로에 불과했지만 '어벤져스'를 시작으로 점차 팬층을 두텁게 쌓아갔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MCU의 모습은 사뭇 달라졌다. 이전 내용을 몰라도 즐길 수는 있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젠 예습과 공부가 필수인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15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페이즈4 때까지만 하더라도 예습은 권고에 가까웠으나, 이젠 다른 작품을 공부하진 않고선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렀다.


'앤트맨' '앤트맨과 와스프' - '앤트맨'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과목

정리해 보자면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보기 전 예습해야 할 작품은 총 다섯 편. 먼저 2015년 개봉한 '앤트맨'과 2018년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는 '앤트맨' 시리즈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선 꼭 봐야 할 작품들이다. '앤트맨' 1편에서 등장한 인물이 이번 작품에서 감초 역할로 등장할 뿐 아니라, 주인공 스캇 랭(폴 러드)과 딸 캐시의 관계성 역시 잘 담겨있기 때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주 배경인 양자 영역도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이미 간략히 다뤄진 바 있고, 작품 속 일부 대사는 이전 시리즈에서 나온 것들을 인용한 것이 대부분이기에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예습이 필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 블립이 뭔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 역시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작품들이다. 바로 타노스가 일으킨 '블립' 때문인데, '블립'은 타노스가 온 우주의 절반을 소멸시킨 사건을 일컫는다. '앤트맨' 시리즈의 주인공 폴 러드는 블립으로 인해 많은 걸 잃어버린 인물이다. 딸과의 유년 시절 추억은 물론, 가족 및 동료들과도 이별의 시간을 맞기도 했다.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선 랭 가족이 블립 기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어벤져스' 시리즈를 안 봤다면 랭 가족이 왜 계속 블립 기간을 언급하는지, 스캇 랭이 왜 딸과 가치관 차이를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


'로키' - 캉은 또 누구인데?

마지막으로 예습할 작품은 디즈니+에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 '로키'가 바로 그것. '로키'를 통해서는 새 메인 빌런 '정복자 캉'에 대해 알 수 있다. 정복자 캉은 수 세기 앞선 미래 기술을 바탕 삼아 시공간 이동까지 가능한 빌런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드라마가 유일. MCU 영화만 봐온 팬들 입장에선 낯선 인물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캉의 배경 스토리와 그의 능력 역시 드라마를 보지 않고선 알 수 없기에 이 역시 예습이 필수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MCU 팬들조차도 벅찰 방대한 예습량을 자랑하고 있다. 오는 2025년 개봉할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 역시 캉을 빌런으로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팬들이 공부해야 할 작품의 수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과연 이런 높은 진입 장벽 속에서도 MCU가 지금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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