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한때 대한민국 예능 판을 휩쓸었던 '쿡방'. 이제는 단순히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선 '자영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팬서비스 차원의 장사로 시작해 K-푸드 알리기, 나아가 진짜 창업을 방불케 하는 자영업 팁을 담은 예능들이 속속 등장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팬 사랑·K-푸드 알리기' 장사에 뛰어든 연예인

지난 3월 방송을 시작한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먹어봐, 도시횟집'(이하 '도시횟집')은 채널A의 대표 예능인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의 스핀오프다. 기존 '도시어부'에서 낚시를 하던 멤버들이 직접 잡은 생선을 손질하고 요리해 시청자들에게 대접하는 횟집 운영기를 그렸다.

낚싯대를 잡던 이덕화 이경규 이태곤 등이 칼을 쥐고 셰프로 변신했고, 이수근 김준현도 든든한 주방 보조가 돼 손님맞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회 뜨기도, 서빙도 어설프던 출연진이 점점 가게 운영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그린 성장기가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또한 사전 신청을 통해 가게를 찾는 시청자들과 출연진이 교감하는 모습도 인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5월 첫 방송한 TV조선·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형제라면'은 '도시횟집'보다는 더욱 명백한 장사 예능의 형태다. 강호동 이승기 배인혁이 형제로 뭉쳐 일본 현지에서 한국 라면의 맛을 알린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매일 3개의 메뉴를 선보여 손님들에게 단 하나라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메뉴를 즉각 교체해야 한다는 룰을 적용했다.

'형제라면'은 매출을 중요시하기보다는 음식 맛에 대한 평가, 한국의 맛을 현지에 알리는 것에 치중한다. 그럼에도 현지 사람들을 손님으로 받고 돈을 받는 등 실제 자영업의 형태를 띄고 있어 장사 예능을 찾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몰려드는 주문에 허둥대던 강호동 이승기, 일본어를 하지 못해 서빙에 난항을 겪던 배인혁이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 현지 시장조사·모객 비법 대방출, '찐' 장사하는 예능들

tvN 장사천재 백사장, JTBC 웃는 사장

앞선 두 프로그램에 비하면 tvN '장사천재 백사장'은 날 것의 요식업 세계를 보여주는 예능이다. 국내 최고의 외식 경영 전문가로 손꼽히는 백종원이 아프리카의 모로코, 유럽의 이탈리아에서 한식으로 직접 장사를 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장사천재 백사장'은 맨땅에 헤딩하듯 현지 시장조사부터 시작해 영업 초기 모객을 하는 비법, 메뉴 선정과 원가 계산 등을 하는 백종원의 모습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편에서는 첫날 손님 7명으로 시작한 가게가 일주일 만에 수십 명이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 되는 과정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백종원이 어떤 방식으로 메뉴를 선정하고 가게의 회전율을 높이는지, 장사의 비법이 속속 공개돼 마치 업그레이드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는 느낌을 준다.

25일 첫 방송을 앞둔 JTBC '웃는 사장' 또한 본격적인 자영업 예능을 표방하고 있다. 주제를 세분화해 '모바일 음식 배달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 연예인 출연진이 직접 배달업체 사장과 직원이 돼 매출로 승부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사장으로 나선 이경규 박나래 강율, 직원이 된 한승연 윤박 남보라 오킹 덱스 윤현민은 모두 '리얼한 장사'를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제작발표회에서 박나래가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가 왔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을 정도로 진짜 장사를 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는 것. 배달음식이 만들어지고 배달되는 과정과 실제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고스란히 담은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채널A, TV조선, tvN,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