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2일 저녁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영화의전당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개최됐다. 이날 개막식은 배우 박보영 안재홍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는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답게 아시아 영화인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 사회자인 박보영 안재홍을 비롯해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배우 정우 김대명 박병은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영화 ‘보통의 가족’의 허진호 감독과 장동건 김희애 수현,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과 김의성 등이 레드카펫에 올라 영화 팬들과 만났다. 더불어 배우 이정재도 개막식을 찾아 영화팬들과 소통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의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 등이 레드카펫을 수놓았다. 또한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의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이 축제의 장을 열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보영은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아시아 세계 모든 영화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용기를 주고 축제를 펼치는 장”이라고 소개했다.

첫 순서로 까멜리아상 부문 시상이 진행됐다. 까멜리아상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과 함께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이고 이들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제고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부문으로, 첫 수상자는 류성희 미술감독이 선정됐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 ‘외계+인 1부’ ‘아가씨’ ‘헨젤과 그레텔’ 등의 미술을 담당하며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날 류성희 감독은 “먼저 여성 영화인들을 위해 상을 만들어주신 부산영화제 측과 샤넬에게 감사드린다. 여성 미술감독이 많지 않았고, 창조적인 장르영화를 만드는 건 남성들의 영역으로 인식됐다. 인간사 모든 희노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로서의 표현력을 가질 수 있고 거기에 섬세함까지 가질 수 있다고 수없이 되뇌였다. 편견을 버리고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앞에 펼쳐질 가능성은 무한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수없는 여성 영화인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은 “올해 영화제는 어느해 보다 풍성하다. 이 영화제를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박광수 이사장님과 영화제 관계자 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 부산의 가을은 아름답다. 우리들의 시네마 천국 부산국제영화제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도 화려한 스타도 안락한 상영관도 모든 채비를 끝냈다. 이제 돛을 올리고 출발하고자 한다”라고 개회 선언했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을 소개했다. 심사위원장인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과 이명세 감독, 배우 주동우, 카니 쿠스루티, 바냐 칼루제르치치 노테르담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올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또한 올해 영화제에서는 포르투갈의 미겔 고미시 감독의 전편 8편이 상영된다. 이날 미겔 고미시 감독은 “저의 전작을 상영하신다고 해서 너무 감사드린다. 상영관에서 뵙길 고대한다. 상영관에서 저를 보지 못한다고 해도 돌아다니시면서 저를 보시면 언제든지 대화를 나눠달라”고 인사 말을 전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故이선균의 추모전이 진행된다. 故이선균 추모전은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영화 ‘파주’부터 ‘기생충’, 드라마 ‘나의 아저씨’, 유작인 ‘행복의 나라’까지 이선균의 대표작 6편을 상영하고 스페셜 토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故 이선균에게는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이 수여됐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故 이선균의 추모 영상이 상영됐고, 현장에 자리한 영화인들은 먼저 떠난 故 이선균을 기억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올해 아시아 영화인상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수상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렇게나 훌륭한 상을 받게 돼 놀랍다. 제가 영화를 찍기 시작한 지 벌써 40년이 되었지만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한 것은 20년 전이니 제 영화 인생의 반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켜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20년 간의 제 경력을 평가 받아 이런 명예로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올해 두 편의 영화를 완성했는데 그 두 편의 영화 모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됐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관객들은 전 세계 어느 곳 보다도 가장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 수준 높은 관객분들께 저의 최신작 두 편을 선보이기 위해 부산에 왔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 란’ 팀이 무대에 올랐다. 강동원은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오늘 밤 마음껏 만끽해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부터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10일간 축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개막작은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이며, 폐막작은 ‘영혼의 여행’이다. 올해 공식 초청작은 224편으로, 지난해 209편에 비해 8%가량 늘었다. 관객 중심의 문화 축제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합하면 279편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