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배우 송혜교(34)가 또 해냈다. '태양의 후예'가 한류스타 송혜교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14일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ㆍ연출 이응복)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재난 지역에서 펼쳐진 의사와 군인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사실 '태양의 후예'는 처음부터 기대작은 아니었다. 시청률 제조기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고, '비밀'이 이응복 PD가 연출한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지만, 그간 사전제작 드라마는 시청률에서 쓴맛을 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군인과 의사의 이야기는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송혜교가 합류한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간 브라운관에서 송혜교는 백전백승이었다. '가을동화'(2000)부터 시작된 송혜교 신드롬은 '올인'(2003) '풀하우스'(2004) '그들이 사는 세상'(2008)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를 거쳐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으니까.

대표적인 한류스타의 출연에 대륙 역시 반색했다. 송혜교 덕분에 '태양의 후예'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송되는 최초의 드라마가 됐다. 100% 사전제작이 가능했던 이유다. 덕분에 '태양의 후예'를 향한 열기는 두 배가 됐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실시간으로 반응이 왔다. 그의 파트너 송중기는 드라마 방영 2주 만에 '대륙의 남편'으로 불리게 됐다.

이쯤 되면 '태양의 후예' 신드롬 형성 공로의 절반쯤은 송혜교에게,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대본 보는 안목에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의 배우로서의 역량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송혜교에게 '태양의 후예'는 여러모로 특별한 작품이다. 우선 '풀하우스' 이후 10여년 만에 도전한 로맨틱 코미디다. 오랜만에 솔직하고 당당한 인물을 연기했다. 밝은 톤으로 그려진 강모연은 실수를 연발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그가 있었기에 그를 사랑하는 유시진(송중기)이 있었고, '태양의 후예'표 판타지 로맨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직업의식 역시 잊지 않는다. 한마디로 일 잘하는 여자다. 그간 송혜교는 방송사 PD와 소설가, 재벌가 상속녀, 카지노 딜러 등 다양한 직업을 연기했지만, 의사는 그 역시 처음이었다. 이에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수술 장면을 찍거나 하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NG도 많이 났었다"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혜교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게 적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투철한 직업정신을 꽤 그럴듯하게 그려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가슴에 품고 재난의 현장을 누비는 강모연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간 직업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연애에만 목숨을 걸던 로맨틱 코미디 속 여주인공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결국 그는 '태양의 후예'로 또 한 번의 홈런을 날리며, 배우로서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연기와 스타성을 모두 갖춘, 몇 안되는 한류스타다운 행보였다. 왜 그가 16년간 롱런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 활약이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DB,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