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가 베일을 벗었다. 독특한 음악을 하는 밴드 밤섬해적단의 범상치 않은 위기를 담은 스토리가 호기심을 유발했다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감독 정윤석•제작 OPOT PICTURES)의 언론시사회가 17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정윤석 감독과 밴드 밤섬해적단의 권용만, 장성건, 박정근, 단편선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논픽션 다이어리 영화로, 한국사회를 향해 전위적으로 비판을 가하는 밴드인 밤섬해적단이 위기를 맞은 순간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밤섬해적단의 제작자 박정근이 SNS에 올린 북한에 대한 장난스러운 글과 멘트들로 인해 국가 보안법에 회부된 사건을 통해 국가, 북한,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 질문을 던졌다.

먼저 정윤석 감독이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밴드 밤섬해적단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그러던 중 박정근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됐고, 이에 국가보안법 쪽으로 소재를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 정윤석 감독은 “극장에서 김정일 만세라는 말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연출자로서의 생각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영화를 만들 때 인물 다큐를 하면 어떤 모습이 나올까 궁금했었다”며 연출자로서의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독특한 형식의 음악을 만들며 사회에 대한 비판을 토로하는 밤섬해적단은 영상에 담긴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쑥스러움을 표했다. 먼저 권용만은 “내가 저 당시 저런 말을 하고 저런 생각을 했었구나 돌아보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성건은 “옛날 이야기니까 좀 창피하다. 앞으로는 저렇게 창피한 말은 되도록 하지 말아야 겠다. 말을 아끼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거칠고 민감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저 그들을 지켜보는 방식으로 밤섬해적단을 설명한다. 이에 단편선은 “이 다큐멘터리가 좋은 게 우리가 성장했다고 주장을 하지 않아서다”며 “밴드하는 입장에서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늘 작동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고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은 장본인인 박정근은 영화에 담기지 않은 뒷이야기를 전해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최종 판결은 무죄로 나왔다. 제 주변사람들과 긴밀하게 재판을 준비했었고, 그 재판이나 사건을 통해 제가 어느 정도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북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재판에서 워낙 많이 이야기를 했다. 재미가 없기도 하다. 지금은 본업에 종사 중”이라고 현재 근황을 전했다.

끝으로 감독은 “편집이나 형식이 일반적이지 않아 영화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것 같다. 이 영화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제 30대를 어떻게 정리하고 이야기 할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번 영화는 시공간 안에서 성장을 했던 세대에 관한 이야기다. 많은 주제들이 있지만 저랑 비슷한 나이 혹은 젊은 관객들이 영화의 주인공을 보며 각자 본인의 삶처럼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24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