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유흥탐정은 약과였다. '추적60분'에서 전국의 고등학교보다 많은 성매매 업소의 실태가 드러났다.

2일 밤 방송된 KBS1 교양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유흥 탐정 성매매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로 꾸며졌다.

지난달 15일 서울시 강남경찰서에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흥탐정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흥탐정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한 이 씨는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논란이 된 유흥탐정은 특정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전국의 오피스텔, 휴게텔 등 불법 성매매 업소 출입 여부를 조회해주는 사이트다. 출입한 업소 명은 물론 지역과 날짜까지 상세하게 기록됐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성 구매자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다시 개인 정보를 돈을 받고 되파는 식으로 운영한 것이다. 원조 유흥탐정은 검거됐으나 유사 서비스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유흥탐정 10일 동안 800여 명이 업소 출입 기록을 의뢰했고 조회 가격은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몇 커뮤니티에서는 유흥탐정과 성매매에 대한 논란도 뜨거웠다.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주부 김주연(가명) 씨는 재미 삼아 검색했다가 5분 만에 남편의 성 구매 기록 20여 건을 확인했다. 아기가 7개월 때 아내가 육아에 지쳐 있는 동안에 방문한 것을 알고 더욱 배신감을 느꼈다. 심지어 남편에게 이를 따지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성매매를 위한 포털사이트의 존재였다. 이 곳에서는 성매매 업소 예약은 물론 성매매에 필요한 물품을 유통하고, 성매매 창업과 관련 법률 자문까지 가능했다. 심지어 그 안에서 성매매 후기를 올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었고, 인기 후기 보유자는 성매매 업자들의 부름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확인된 성매매 업체는 2000여 개를 훌쩍 넘겼다. 전국의 고등학교보다 많은 수치였다. 이와 관련 변호사는 "우리가 이 사이트를 지칭할 때 '포털사이트'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현행법에서 처벌 조항을 찾아 보면 딱 이 사이트의 역할에 부합하는 처벌 조항이 없다. 그래서 광고 방조 정도를 적용한다. 하지만 이런 사이트야 말로 판을 깔아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고, 광고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성매매 시장을 확대시키는 주범이다"라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