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비연예인들의 자영업 실태를 과감하게 조명한 르포 형식 프로그램으로 마무리 됐다. 예능의 형식을 띤 만큼 보다 자극적으로 편집된 부분이 있겠으나, 자영업의 현실은 실상 카메라 풍경 이상으로 혹독할 터. 많은 이들이 제2의 밥벌이로 쉽게 달려들던 창업, 요식업은 실상 프로페셔널들만의 불가침 영역이었다.

29일 밤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마지막회에서는 그간 사업가이자 요리연구가 백종원에게 장사 기술, 철학에 관한 지도 편달을 받은 전국 식당 근황이 전해졌다.

그간 전국 각지 골목에서 다양한 이유로 폐업 위기를 맞은 식당들이 소개됐다. 특히 이날 과거 위생 상태, 기초도 모르는 장사 철학으로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은 등촌동 덮밥집 현장이 공개됐다.

이곳 연어장 등 덮밥은 비린 맛 등을 지적 받았고, 이곳 덮밥은 사장님의 끝없는 자기 관리와 개발로 맛이 한결 업그레이드 된 상태였다. 금새록 역시 “맛있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당시 화재사고를 겪었던 원주 칼국숫집 할머니 근황이 공개돼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했다. 할머니는 1년 9개월 전 암 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었고, 백종원은 당시 그 소식을 듣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비로소 2021년 겨울, 1년 9개월 만의 영상 통화가 진행됐다. 할머니는 자리에 손님들이 많다고 카메라를 비추며 “몸도 괜찮다. 그런데 힘은 없다”라고 웃어 보였다.

백종원은 손님들에게 “고맙다. 이곳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할머니 역시 “사랑을 받았다. 손님들이 저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하다”라고 웃었다. 삶의 역경을 딛고 일어난 어느 강원도 식당 사장님의 이토록 뭉클한 인생사는 프로그램의 가치와 의의를 새기는 효과를 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지난 2018년 방송을 시작한 이래 약 4년 간 꾸준히 전국 골목 식당들을 찾으며, 이들의 경영 패인을 찾아내는데 주력을 기울였다. 다양한 식당들의 문제점이 부각되기도 했고, 음식 퀄리티를 갖췄음에도 부족한 영업 전략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장님의 상황이 응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비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제 프로젝트인 만큼 이들을 찾아간 손님들의 후기가 생생히 전해졌다. 입소문 덕에 방송을 탄 골목 식당 중 일부는 '대박'을 내기도 했다. 이게 바로 리얼리티의 효과일까. 이 와중 제주도로 이전한 돈가스 식당 등은 손님 포화 상태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4년 간 탈도 말도 사건 사고도 많았다지만, 누군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의 희망을 봤고 삶의 단단한 터전을 꾸리게 됐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수 천 만 자영업자들의 고충과 현실을 조명하는 ‘르포’로 기능했다. 어느 영역인들 다를까. '한 번 해 볼까'라는 안이함으로 달려들다가 더 큰 손실을 겪는 것이 인생이다. 장사의 기본은 철저한 실력과 고객 응대 전략을 갖춘, 전문인의 영역일 터. 백종원을 필두로 한 제작진은 이러한 요식 경영의 기본기와 철학을 브라운관에 충실하게 전파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