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에서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뒤 퇴사했다고 주장하는 직원 A의 방송 인터뷰에 장문의 입장문으로 응수했다.

무려 A4용지 18매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A의 주장을 반박했는데, 성희롱 가해자의 편을 들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에 대한 사과 또는 해명이 전혀 담기지 않아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일고 있다.

A는 13일 JTBC와 인터뷰에서 어도어 재직 당시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민 대표의 2차 가해를 주장하며 "매일 일어났던 괴롭힘이 있었다"며 "나에게 했던 일을 더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하게 신고를 했다. 그때 모두가 지지를 엄청 해줬다"라고 말했다. A는 또 민 대표가 하이브가 실시한 성희롱 등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하며 "그 조사조차 공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 대표는 이 인터뷰 직후 입장문을 내고 A가 그간 주장해온 성희롱 사건과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이후 하이브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대한 부조리 관련 주장을 일일이 반박했다.

민 대표는 A가 주장하는 성희롱과 관련해서는 A의 신고 내용에 누락된 사실 관계가 많고 왜곡된 부분 역시 많아 온전히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했다.

A는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무마하기 위해 민 대표가 자신을 일 못하는 직원으로 몰아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민 대표는 A의 업무 역량에 대한 평가는 팀원 다수가 한 평가이고 기록도 남아 있다고 했다. 또 민 대표는 A가 신입 직원이 아니고, 경력직의 억대 연봉자로서 어도어 내에서도 최고 대우를 받았음에도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피해자는 스스로 주장한다고 생기는 개념이 아니다"며 "그런 식이라면 세상 모든 사람이 각자 이유로 피해자"라고 했고, 또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이 심화돼 있는 이 시점에 A가 등장, 사건 당사자가 아닌 자신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박 입장문의 내용이 장황했다. '어린, 여성, 술집, 원치 않는, 혼자 남겨둠' 등의 자극적 워딩이 강조된 A의 신고 내용을 짚으며 불편을 드러냈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더 자극적이었던, 자신의 욕설 및 A에 대한 비하 발언이 담긴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민 대표의 어도어 내 성희롱 은폐 의혹은 디스패치가 최근 공개한 민 대표와 어도어 임원이자 성희롱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B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제기됐는데, 해당 보도에 따르면 민 대표는 B와의 대화 중 A에 대해 "인실ㅈ 먹여라 △△" "일도 개같이 하면서 이런 거나 열심히 하는 년들"이라는 발언 등을 했다. 조사 과정에서 "삼자대면을 시키라"거나 "무고로 걸면 근거가 없어 피해자가 X된다"는 등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발언도 담겼다.

대화 자체가 B의 편에서 이뤄진대다, A에 대한 인신비하성 발언까지 노출이 됐지만 여기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여지껏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를 짜깁기 한 것"이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날 입장문에서도 민 대표는 해당 보도에 담긴 B와의 사담은 "A가 알 필요 없는 내용"이라고 정리했다. A에 대한 욕설, 인신비하성 발언이 담겼지만 민 대표는 18매 입장문의 말미에 "A가 알 필요 없는 내용을 재구성한답시고 왜곡하여 굳이 세상에 적시했으며 추잡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A를 끌어들이는 것도 그들이기 때문"이라며 디스패치에 해당 자료를 제공한 이들만을 저격했다.

입장문의 양은 방대했지만, 여전히 선택적 해명만이 담기며 진정성을 느끼기 힘들단 반응이 따르고 있다. A와의 진실공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당 공방이 어떤 결론을 맺을 것인지와 '어도어 사태'로 통하는 민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