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빗썸코리아 관계자가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강종현, 성유리 남편 안성현과의 첫 만남에 대해 말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배임 수재 관련 혐의를 받는 안성현에 대한 공판이 10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이번 공판에는 안성현을 비롯해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강종현 등이 참석했으며, 전 빗썸 대표 허 씨와 전 빗썸 상장실장 전 씨는 증인으로 함께했다.

안성현은 빗썸 상장 담당 직원과 공모해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상장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가상화폐 업체로부터 수십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2년 1월 "이상준 전 대표가 상장 청탁 대금 20억 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는 거짓말로 강종현을 속여 20억 원을 따로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도 받고 있다.

불구속 기소된 안성현은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첫 공판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 강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오자 보복적 심정에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라고 밝혔으며, 강종현과 돈을 주고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돈을 주고받은 건 맞지만 청탁 명목은 아니었다. 차명 투자금이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던 바다.

이날 재판은 빗썸코리아 대표로 있다 상장심의위원장을 거쳐 현재 솔루션 기획 실장으로 업무를 맡고 있는 허 전 대표에 대한 증인 신문으로 시작됐다. 허 전 대표는 검찰, 이상준 전 대표와 강종현 측 변호인, 재판부 측으로부터 질의를 받았고 주로 이상준 전 대표와의 관계, 빗썸코리아 및 상장심의위원장으로 재직 중에 맡았던 업무, 피고 안성현, 강종현 등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받았다.

먼저 이 전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2017년 빗썸코리아 대표로 선임되며 처음 알게 됐다"라고 운을 뗀 그는 "같은 계열(금융)에 있던 사람이라 말이 잘 통했고 티타임이나 식사 자리를 자주 가졌다. 이 전 대표가 있던 빗썸홀딩스가 빗썸코리아의 지주사이긴 하지만 지시를 받는 관계라기보단 동급의 위치에 있던 관계였다. 비즈니스에는 강했지만 대외 일정에는 경험이 없었기에 대외 관계에 있어 도움을 받기 위해 연락을 자주 하곤 했다"라고 답했다.

안성현, 강종현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말했다. 허 전 대표는 "2021년 11월 회사 근처에서 외부 관계자와 미팅이 있었는데 그 자리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근처에 이상준 대표가 있으면 한 잔 더 하고 싶어 연락을 취했고, 전 부서장과 함께 있다고 해 사무실에서 만남을 가졌다. 당시가 팬데믹 시기라 9시에 문을 닫는 가게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이 대표의 집무실에서 음식을 사다 먹었다. 그때 이 대표가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잠깐 들린다 했고, 그때 안성현과 처음 만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골프 선수인데 배우자가 성유리라는 설명만 들었다"라는 허 전 대표는 "한 시간이 좀 안 되게 있다 간 것으로 기억한다. 일상적이고 중요하지 않은 자리라 기억이 잘 안 난다. 당시에도 코인 관련 얘기는 하지 않았고 연예인 얘기만 하다 간 기억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종현과의 만남에 대해선 "안성현을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인 한잔하자는 연락이 왔다. 청담동에 있는 약속 장소에 가보니 이상준 대표와 전 부서장이 있었고 강종현도 추후 합류했다. 왜 왔는지에 대해선 듣지 못했고 그저 친한 동생이니까 같이 불렀나 보다 싶었다. 비덴트라는 주주사의 임원이란 소개만 들었다. 그날 역시 따로 일 얘기는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라고 전했다.

다음 질문의 요지는 허 전 대표가 빗썸코리아 대표 및 상장심의위원장으로 재직 중에 상장될 코인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었냐는 점. 이에 대해 그는 "어떤 코인이 어느 시점에 상장될지에 대한 여부는 대표도 전혀 알 수 없다. 대표 역시 코인이 상장되는 당일에나 어떤 코인이 상장될지 알 수 있다. 빗썸에 상장되는 코인은 먼저 상장심의위원들의 심의를 거친 뒤 사업실에서 시기를 결정하면 상장되게 되는데, 대표로서 상장 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긴 하지만 세세한 정보까진 보고받지 않는다"라고 답하며 대표이기에 모든 일에 관여할 순 있지만 관여한 적은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확한 기간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위원들은 각자 독립적으로 상장 심의에 대한 결과를 7~9일 안에 통보하고, 사업실은 심의가 통과된 코인에 한해 회의를 거친 뒤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진 누구도 알 수 없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으론 상장실 업무를 담당했던 전 씨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상장실장으로 근무했던 만큼 대부분 상장 절차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2020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빗썸코리아에서 상장실장으로 재직했던 전 씨는 "상장을 하고자 하는 재단이 있다면 접수 시스템이나 이메일을 통해 신청을 접수하고, 접수가 되면 상장실에서 서류를 기초적으로 검토한다. 큰 결격 사항이 없으면 외부 검토 업체에 보내 리포트 자료를 받고, 자체적인 리포트 자료를 덧붙여 심의위원회에 보내 심의를 받는다. 심의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통상적으로 5명 이상으로 구성된다"라고 상장 과정을 설명한 뒤, 허 전 대표가 증언한 것처럼 "상장 코인에 대해 대표에게 따로 보고되는 건 없다. 다만 일정 보고는 한다. 론칭 시기가 다른 스케줄과 겹치면 안 되기에 미리 어느 날에 코인이 상장된다는 부분은 보고하지만, 어떤 코인이 상장되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빗썸 관계자가 상장이 예정된 코인을 매입하는 것 역시 규정상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검찰 측은 심의위원회로부터 저조한 점수를 받고도 상장에 성공한 여러 코인을 언급하며 "코인의 심의 점수가 낮아도 상장될 수 있냐"라고 질문하기도 했고, 전 씨는 "점수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점수만으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진 않는다. 하나 심의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이슈가 발생할 시 조치가 취해질 때까진 상장이 보류된다"라고 답했다.

또 재판부가 "심의가 통과된 코인의 홀드, 재검토 여부는 어떤 식으로 결정되냐"라고 묻자 "내부에서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기계적으로 필요 서류가 완비되면 알아서 제출되기도 한다. 프로세스대로 진행되고 있기에 따로 상장실장에 보고되는 부분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허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안성현, 강종현과의 첫 만남에 대한 물음을 받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처음 만난 뒤 안 씨로부터 술 한잔 마시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전 씨는 "당시 허 전 대표와 같이 초대받았다는 사실만 알고 모임에 참여했고, 당시 이 전 대표와 강종현 씨가 함께한다는 건 알지 못했다. 안 씨와는 첫 만남 때 연락처를 주고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로는 (강종현을) 본 적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음 공판기일은 24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