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정년이' 가상캐스팅 1순위로 꼽힌 김태리와 배우들이 자신들의 색채로 국극에 도전한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와 함께 정지인 감독이 자리했으며 박경림이 진행 마이크를 잡았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눈길을 끌고 있다.

◆ 정지인 감독이 설명한 '정년이'

이날 '정년이'의 연출을 맡은 정지인 감독은 제작사간 이슈에 대해선 "방송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며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이 일해왔던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겠단 생각으로 결정했고, 무사히 방송하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웹툰 원작 '정년이'에는 등장하지만 드라마에선 삭제된 인물 부용이에 대해 정 감독은 "대본을 봤을 때부터 이 상황이 결정을 앞둔 상황이었다. 원작 작가들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12부 내에서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 시청자들을 설득하려다 보니 메인 캐릭터를 삭제하게 됐다. 그만큼 지금 배우들에게 집중되게끔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부용이의 정서를 다른 캐릭터에 녹여서 연출했다는 그의 멘트에 대해 정 PD는 "원작에선 당연히 큰 인물이며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나가는 인물이다. 드라마 전체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선 작가님과 상의를 하면서 담아본 부분이 있다. 제가 얘기하면 스포가 되기에 드라마를 보시면 알 것 같다"라고 시청을 통해 알아갈 것을 권유했다.

정 감독은 여성 서사와 개인의 집중 두 가지중 어디에 집중했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메시지를 다르게 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숨기거나 그럴 필요는 없었다"라며 "조금 더 공감되고 보편화된 부분에 대해선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끔 고민을 했다. 작가님과 상의를 하면서, 여성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냐.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대답했다.


◆ '정년이' 가상캐스팅 1순위 김태리 "작가님의 모티브? 영광이죠"

'정년이' 원작 작가는 김태리가 '아가씨'에서 연기한 캐릭터를 모티브로 정년이를 표현했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김태리는 이에 대해 "웹툰을 즐겨 보는 사람으로서, '정년이'라는 작품이 드라마가 될 줄 모르고 접했을 때 이상하게 제 얼굴과 말투로 읽히더라. 나중에 알게 됐을 때 작가님이 모티브로 하셨다는 걸 알고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었다"라고 밝혔다.

김태리는 앞서 '정년이'의 가상캐스팅에도 1순위로 이름을 올리기도. 이에 대해 김태리는 "웹툰을 보고 나중에 알게 됐다. '그래서 그랬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인물의 외형적 묘사뿐 아니라 이 친구가 배우가 되려고 했다는 점, 무작정 꿈을 향해 달려 나갔다는 점에 공감이 되기도 한다"라며 "그런 마음을 갖고 연기에 임했었고, 원작이 있는 드라마지만, 드라마 나름대로의 화법을 사용해 배우분들의 얼굴로 표현이 되니만큼 드라마로 봐주셔도 원작 팬들은 재밌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그는 여성 국극을 다룬 소재에 대해서도 "'왜 이런 소재가 없었을까' 싶었는데, 준비하면서 보니까 어려워서였던 것 같다. 저희 힘들게 재밌게 도전을 해서 만들어냈다"라며 "소재가 신선했고, 이야기 안에 있는 깊이 있는 관계들과 그 속에 우리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끌었던 것 같다"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김태리의 라이벌 영서로 분한 신예은은 "저도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두렵기도 했지만, 작가님과 대본이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다. 작품을 진행하며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매란 국극단 아이들과 배우들의 성장이 동시에 이뤄져 거기서 오는 희열도 있었다. 힘든 점은 목이 쉬기도 했다. 목이 쉬니까 매력적인 저음이 나서 그런 부분도 좋았다"라고 전했다.


◆ 정지인 감독이 밝힌 '정년이' 캐스팅 비화 "신예은, 처음에는 소리 엉망… 이후 비약적 발전"

정지인 감독은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출판사에서 했던 가상 캐스팅을 보고 그건 이런 사람이 해야지 했던 것 같다.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김태리는 정년이 그 자체로 보였던 것 같다. 오늘 이 모습이 너무 낯설다"라며 검은 드레스를 입은 김태리를 칭찬했다.

그는 "영서(신예은)는 춘향전의 한 대목을 준비를 해왔더라. 날 것 그대로의 상태로 준비해 왔는데, 이게 영서구나 싶었다. 소리는 엉망이었지만, 촬영을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고 비약적인 발전을 한 배우가 아닐까 싶었다"라며 "소복(라미란)도 고민이 많았는데, 원작의 이미지는 한정적이었다. 원작 그림체만 따라가면 그게 무슨 재미일까 싶었다. 대본 이상의 것을 표현해 주시는 걸 알고 있었다. 확신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신예은은 "영서라는 인물과 제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아서, 재밌을 것 같았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도 확신이 들었다. 좋은 선배들과 하는데 무조건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라미란은 "원작의 강소복과 싱크로가 가장 떨어지는 인물일 것 같다. 저는 원작을 보지 않았다. 제가 원작에 잠식당할까 봐 배제했다. 나오는 대본으로만 보는 편이다"라고 전했고, 정은채는 "캐릭터에 매료가 됐고,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윤혜는 "원작을 봤을 때 카리스마가 있는 혜랑이를 제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감독님과 리딩을 하며 자신감 없게 준비를 했던 것 같은데, 감독님이 믿음을 많이 주셨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태리는 "저희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에도 없는 단일의 색채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방송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시청을 독려했다.

한편, '정년이'는 오는 12일 밤 9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