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비밀’은 성공 요소가 다분했던 작품이다. 물론 경쟁작들이 쟁쟁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체로 보였을 수는 있지만 내실이 튼튼한 드라마임을 제작진과 배우들은 자신했다.

신인 작가이지만 필력이 대단한 유보라 작가, ‘드림하이’와 ‘학교2013’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복테일’ 이응복 PD, 하는 작품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신의 손이라 불리는 황정음과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믿음을 주는 지성 등의 출연 배우들까지,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조합은 그냥 운으로 맞아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뒤에서 최상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사람. 바로 프로듀서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비밀’을 통해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유 작가를 발굴한 건 ‘비밀’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던 황의경 CP다. 유 작가가 2011년 TV 단막극 공모전 최우수로 당선됐을 당시부터 눈여겨 봤던 황CP는 ‘비밀’ 편성이 확정되자마자 유 작가를 추천했다. 그만큼 필력이 대단한 작가임을 직감하고 있었던 것.

물론 뚜껑을 열기 전 ‘비밀’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특히나 무겁고 진부한 소재에 대해서는 우려의 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황CP는 끝까지 유 작가를 믿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황 CP는 이미 ‘학교 2013’의 이현주 작가와 ‘직장의 신’의 윤난중 작가를 단막극 작업을 통해 발굴해내며 안목을 인정 받았다. 특히 황 CP는 이현주 작가와 함께 세 번의 작업을 하면서 남다른 신뢰를 형성했다.

황 CP 외에도 ‘직장의 신’을 성공으로 이끈 숨은 일등공신으로는 함영훈 프로듀서가 꼽힌다. 함 프로듀서는 2009년 단막극 신인작가였던 윤 작가의 습작 중 한 편을 눈여겨 봤고 이를 토대로 원작인 ‘파견의 품격’ 판권 구매 및 미니시리즈 제작을 결정하게 됐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의 첫 시작은 특출난 프로듀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뚝심 있게 작가와 PD 발굴에 힘쓰며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온 KBS 드라마의 선전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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