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일본의 록스타 미야비(MIYAVI)가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으로 나선 영화 '언브로큰'에 출연한 후 자국의 비난 세례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잭 오코넬, 돔놀 글리슨, 미야비, 가렛 헤드룬드 등이 출연하는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이 일본 우익단체로부터 강한 반발을 얻고 있다.

'언브로큰'은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돼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가 주목하는 육상선수가 된 루이스 실비에 잠페리니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져 공군에 입대하게 됐고 작전 수행 중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에 추락해 47일을 표류했다. 그러나 일본군에게 잡혀 2년간 포로수용소에서 지낸 뒤 역경을 딛고 다시 올림픽 육상선수가 되기까지의 삶이 담겼다.

특히 극 중에는 일제의 잔혹한 전쟁포로 생체실험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 국수주의자들은 "근거없는 역사를 전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안젤리나 졸리 입국금지 운동은 물론이고 '언브로큰' 퇴출 서명운동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똥은 미야비에게까지 튀었다. 일본 포로수용소의 악랄한 감시관 와타나베 상병 역을 맡은 미야비에게 일본의 일부 누리꾼들은 논란이 되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 특히 미야비의 조부모가 한국인인 재일교포 3세라 2004년부터 한국을 종종 찾아 여러 록 페스티벌에 서는 등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점까지 맞물리면서 '출국 운동'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17세에 드류퀼츠라는 비주얼 록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한 미야비는 밴드의 해산과 동시에 솔로로 나와 인디즈 차트를 흔들어 놨다. 이후 공연 때마다 대 성공을 거두며 X-재팬의 해체와 함께 멸종됐다는 일본 비주얼 록을 새롭게 이끌어갈 선두주자로 손 꼽히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안젤리나 졸리는 와타나베 상병을 연기할 배우를 찾으며, 악의 깊숙한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누군가를 원했다. 그런 고민 끝에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록스타라면 어떨까' 라는 결론에 이른 안젤리나 졸리는 미야비를 소개 받은 후 그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야비는 처음 '언브로큰'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연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루이 잠페리니를 비롯한 미군 포로들을 악독하게 고문했던 실존 인물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가 직접 찾아와 '언브로큰'이 전하고자 하는 용서와 평화의 메시지를 차근히 설명하며 설득했고 미야비는 그의 깊은 이야기에 감동을 받고 배역을 승낙했다.

자국에서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미야비는 오히려 "'언브로큰'이 미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배급사에 따르면 그는 일명 '새'라고 불리는 와타나베 상병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거리를 두며 혼자 배역을 연구했다. 오랜 연구 끝에 미야비는 지독하게 루이를 괴롭히는 포로 수용소의 감시관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촬영을 마친 후 미야비는 자신이 도전한 첫 연기에 대한 소감을 "전쟁으로 희생됐던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31일 국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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