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문다영 기자] 유능한 PD들과 스타들의 만남,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애니멀즈'가 얼마 전 폐지설에 휩싸였다. 시청률은 저조하고 아직 이렇다 할 색깔도 내지 못하는 상황. 또 한가지, 정규편성 확정 소식이 들리는 '복면가왕'의 편성이 진짜라면 예능석 중 '애니멀즈'가 있을 만한 자리가 없다.

지난 4일 MBC '일밤-애니멀즈' 폐지 소식이 들려왔다. 당시 MBC측은 "종영을 논의중이고, 후속으로 '복면가왕'을 검토중이다"라고 밝혔지만 폐지설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애니멀즈'는 '무한도전' 제영재 PD와 큰 반향을 일으켰던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김현철 PD가 손을 잡은 프로그램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신선한 웃음과 함께 감동도 전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

실제로 '애니멀즈'는 'OK목장'과 '유간지'를 통해 어른들의 동심과 순수한 웃음을 돌려주는 동물 예능, 스타들이 아이와 동물 모두와 교감하는 참신한 방식으로 주말 오후 여유로운 미소를 짓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막강 프로그램에 밀려 시청률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곰 세마리' 코너마저 중국 개홍역 바이러스로 인해 종영되면서 불운을 맞았다. 여러가지 악재가 '애니멀즈'를 실패한 프로그램으로 몰아가는 상황.

그러나 무엇보다도 '애니멀즈'를 위협하는 요소는 파일럿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복면가왕'과 쟁쟁한 동사의 예능프로그램들이다. '복면가왕'은 설특집으로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인 뒤 정규 편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연휴 기간 동안 검색어를 장악하다시피 했고, 포맷 역시 신선하다는 호평이 이어진 터라 일각에서는 이미 정규 편성이 확실시 됐다는 의견들이 줄을 잇는다.

'복면가왕'은 MBC로선 버리기 너무나 아까운 패.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지기 전에 출격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그렇다면 최소 한두달 사이에는 편성을 확정지어야 하는데 MBC입장에선 '애니멀즈'의 자리보다 적재적소인 시간대가 없다.

주중 MBC는 월요일 '다큐스페셜' 화요일 'PD수첩'을 방영, 예능이 없다. 심야 예능 시작인 수요일에는 시청률 1위인 '라디오 스타'가 버티고 있고, 목요일에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있다. 금요일에는 '나는 가수다3' '나 혼자 산다'가 방영 중이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역시 폐지설에 휩싸였지만 화제성이 크고 폭넓은 연령층을 포용할 수 있는 '복면가왕'을 늦은 시간대 편성하기엔 아까운 면이 있다. 그렇다면 금요일은? 무서운 케이블 채널 예능에 맞서고자 MBC 예능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나는 가수다3' 카드를 내세웠고, '나 혼자 산다'는 고정 시청층이 많은 상황이라 자리를 내줄 이유가 없다.

주말은 더하다.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 '무한도전'은 인기를 넘어 장수 중인 간판 프로그램들. '세바퀴'도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며 시간대가 심야에 속해 여의치 않다. 일요일 '진짜 사나이' 역시 화제성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으니 섣불리 방을 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자극적인 장면이 없는 '애니멀즈'보다 이미 노래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바 있는 '일밤' 입장에서는 호평까지 받은 '복면가왕'을 마다할 리가 없다.

이 때문에 '애니멀즈'는 점점 밀려나는 눈치다. 빵 터지는 예능 스타 서장훈 강남마저 맥을 못 추고 있고, 동물이나 유아 중에도 이렇다 할 스타성이 돋보이는 이가 없다. 여기에 더해 SBS '동물농장'에도 미치지 못하는 감동 웃음은 '애니멀즈'의 치명적 단점. 개편 칼바람에 '애니멀즈'가 떠밀려 날지, 아니면 아예 사라지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문다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