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남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넘어, 가요계 대표적 '걸크러쉬(여성이 여성에게 느끼는 강렬한 호감을 이르는 말)'로 불리는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의 리더 제아가 솔로로 돌아왔다.

강렬한 인상으로 '쎈 언니' 이미지가 강한 제아지만, 최근 티브이데일리와 만난 제아는 그 선입견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타이틀곡 '나쁜 여자'와 수록곡 '눈물섬'을 차례로 들려주더니 "'눈물섬'은 제가 직접 쓴 곡이에요"라며 깜찍한 표정으로 해맑게 자랑하는 그다.

"'걸크러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제가 귀엽다고 생각해요. 보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무섭니?'라고 물어보면 '귀엽다'고 해요. 사실 멤버들도 걸크러쉬에 적합한 캐릭터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해요. 무대가 세고 꾸밈이 없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붙은 거 같은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제아는 15일 0시, 새 싱글 '나쁜 여자'를 발매, 지난 2013년 첫 싱글 '저스트 제아(Just Jea)' 이후 3년 만에 솔로로서 다시금 신보를 내놓았다. 그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줄 몰랐다. 준비는 계속했었는데, 항상 타이밍이 '딱 이때다'고 생각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시기적으로 딱딱 맞는 가사와 곡이 와서 나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제아는 자작곡이 아닌 받은 곡으로 타이틀을 정한 에피소드도 거침없이 털어놨다. 그는 "사실 나는 '눈물섬'이 되게 좋았는데, 대중성은 '나쁜여자'가 있는 것 같아서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게 됐다. 그동안 대중성 있는 노래를 안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정엽 오빠가 적재적소에 곡을 줘서 바로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듣자마자 회사 등 주위에서도 만장일치로 '나쁜 여자'를 타이틀곡으로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제아는 이번 '나쁜 여자'를 통해 강한 이미지가 아닌 자신의 여성스러움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여태까지 OST 곡 말고는 여성스러움을 극으로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정엽 오빠와 함께한 '안아보자' 때도 '여성여성'하긴 했지만, 이번 여성은 좀 더 매력적인 여성인 것 같다. 보컬적으로도 여성적인 면이 상당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첫 솔로 때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그는 "아무래도 이전 곡보다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선공개 곡은 대중적이었는데, 타이틀곡이 어려웠다. 팬들은 좋아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상당했다. '왜 브아걸은 어려운 것만 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감대적인 부분에서 예전보다는 생긴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제아는 지난 1월 인기리에 종영된 케이블TV Mnet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 연습생들의 보컬 멘토로 활약하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제가 '이렇다'고 해서 '이 친구는 이래야 된다'는 생각으로 가르치지 않았다. 나는 개성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이 친구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한 점이 나와 잘 맞아떨어져서 촬영 내내 재미있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프로듀스 101' 출연 연습생들에 대해 "어떠한 순간에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애들이 조숙했다. 앞서 PD님이 '우결' 때 조권한테 막 하듯이 친근하게 해달라고 해서, 그 친구들에게도 장난을 치면서 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이 너무 진지했다. 그래서 선생님처럼 해야겠다 싶어서 장난은 가끔 쳤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이번 출연으로 가수 생활을 다시 되돌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배우는 시간도 됐고, 되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연습생 시절 생각도 많이 났다. 나 때보다 훨씬 체계적이다. 나는 걸그룹으로 뽑힌 것도 아니었다. 그냥 노래 잘하는 친구, 랩 잘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계속 연습만 했었다. 춤도 데뷔를 하고 나서 배웠다. 이러다보니 되게 많이 틀렸다. 반면 이 친구들은 할당량 자체가 많아진 것 같아서 어떤 면에서는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아는 브아걸 멤버로서 지난 2006년 1집 앨범 '유어 스토리(Your Story)'로 데뷔했다. 어느덧 10년 차 가수가 된 그다. 제아는 "사실 10주년이 된 것도 체감이 안 된다. 앞으로 갈 길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10주년 이러니까 '물러나야 되는 건가?' 이런 마음도 든다. 그러나 브아걸이 지금까지 지켜온 만큼, 앞으로도 '친구' 같은 모습으로 오래오래 음악을 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이어 제아는 "10년 동안 브아걸은 진짜 변화무쌍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출발 자체는 보컬그룹이었다. 애초 음악을 같이 했던 또래 이정, 린, 이영현 김태우 등도 다 보컬 출신이다. 항상 봐오던 게 그런 친구들이라서 나 역시도 보컬로 데뷔, 쭉 그렇게 갈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을 보면 창피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제아는 "친구들은 '완전 부럽다' '젊어 보여서 좋겠다'고 했다. 물론 좋은 점도 많았다. 나이는 이래도 지금도 '걸그룹'이라고 불린다. 또 큐트, 섹시, 아예 걸크러쉬한 것 등 안 해본 콘셉트가 없는 것 같다. 팀이 주는 매력도 많았다"고 말했다.

"어찌 됐든 지금도 음악을 할 수 있는 자체에 감사해요. 사실 하고 싶은 걸 못하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지원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되게 좋아요. 그리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사실 정말 재미있는 걸 하려고 계획 중이거든요. 되게 시원하게 박박 긁는 느낌으로 회사에 주장을 하고 있어요. 한 70%는 넘어온 것 같아요."

"'나쁜 여자' 음원이 차트 10위안에 들면, 팬들에게 삼겹살을 쏠게요. 그리고 꾸준히 장기 집권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한 번쯤 가슴을 후벼 파는 곡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그 곡을 여성분들이 노래방에서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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