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던 '최고의 한방'이었다.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극본 이영철·연출 유호진 라준모(차태현))이 22일 밤 32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현재(윤시윤)가 다시 과거로 향한 모습이 그려졌다. 유현재는 1994년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유현재와 만났다. 1994년 유현재는 짙은 병생을 띄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이에 유현재는 1994년 유현재에게 미래에 가 병을 고치자고 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다.

다시 미래로 넘어온 유현재는 제일 먼저 최우승(이세영)을 찾았다. 유현재가 과거로 넘어갔던 시간 동안 그를 그리워했던 최우승은 그를 보자마자 키스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두 사람은 꽉 닫힌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유현재와 최우승뿐만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들 역시 각자 행복을 찾았다. 이지훈(김민재)과 MC 드릴(동현배)은 성공적로 가요계 데뷔를 마쳤고, 이광재(차태현)와 홍보희(윤손하)는 먼 길을 돌고 돌아 마침내 결혼하며 완전한 가정을 이뤘다.



'최고의 한방'은 방송 전부터 엄청난 기대와 화제를 불러일으킨 기대작이었다. '예능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드라마 '프로듀사'를 이끌었던 서수민 PD와 초록뱀 미디어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제2의 '프로듀사'라고 불려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로 예능 연출을 인정받은 유호진 PD와 연기파 배우 차태현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 역시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최고의 한방'은 방송전 기대와 화제성과는 달리 처참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게 됐다. 첫회가 2.5%(닐슨 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평균 시청률 4%를 밑돌며 부진을 겪은 것.

이 같은 '최고의 한방' 부진은 금, 토요일 밤 11시 편성이라는 핸디캡과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쟁쟁한 동시간대 프로그램들과의 경쟁도 이유일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작품 안에 있었다.

먼저 '최고의 한방'은 각기 다른 2개의 스토리 라인을 지녔다. 이 2개의 스토리 라인은 유현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좀처럼 서로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 유현재가 최우승(이세영)과 이지훈(김민재), MC드릴(동현배) 등과 함께 동거 동락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마치 청춘극과도 같은 분위기로, 자신의 실종에 관한 실마리를 추적하는 에피소드가 그려질 때에는 미스터리를 자아냈다. 이 상반된 분위기는 한데 어우러지지 않고 재미와 몰입도를 반감시킨 꼴이 됐다.

이와 더불어 장르와 연출 역시 아쉬울 따름이었다. 예능과 드라마를 합친 새로운 장르 예능 드라마를 표방한 '최고의 한방'. 하지만 예능과 드라마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모호한 장르 정체성이 극적 재미를 헤쳤다. 이로 인해 '최고의 한방'은 흡사 '개그콘서트' 속 콩트 코너들을 죽 나열해 놓은 듯한 모양새가 됐고, 이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는 유호진 PD와 차태현의 연출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고, 시청자들이 '최고의 한방'을 외면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

여기에 출연 배우 윤손하의 아들이 학교 폭력에 가담한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드라마는 더욱 난항을 겪었다. 빗발치는 하차 요구에도 윤손하는 끝까지 극을 완주했고, 이는 작품과 제작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심을 더욱 키운 꼴이 됐다.

이처럼 엉성한 스토리 라인과 모호한 장르 정체성, 부족한 연출력, 그리고 출연 배우 개인사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최고의 한방'은 마지막까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최고의 한방을 꿈꿨던 '최고의 한방'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 2 방송화면 캡처, 몬스터 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