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로봇이 아니야'는 안방극장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 '힐링 드라마'였지만, 오히려 착한 드라마이기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해 12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연출 정대윤)가 1월 25일 32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레르기로 인해 고통받는 재벌 김민규(유승호)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청년 사업가 조지아(채수빈)가 만나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25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김민규(유승호)와 조지아(채수빈)가 모든 사건을 마무리하고 해피엔딩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을 해임하려는 이사회에 맞서 특별 기자회견을 연 김민규는 자신이 앓고 있던 병을 밝혔고, 동시에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병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민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홍백균 박사(엄기준)의 연구팀은 아지3 대신 새로운 로봇을 만들 수 있었고, 알레르기 완치 판정을 받은 김민규는 입대해 2년 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귀환, 어엿한 사업가가 된 조지아와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 홍백균과 파이(박세완)를 비롯해 모든 커플들 역시 해피엔딩을 맞았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 알레르기라는 소재,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조합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MBC에서 최근 로봇을 소재로 한 예능드라마 '보그맘'을 선보인 터라 이에 대한 비교도 있었다. 하지만 공개된 '로봇이 아니야'는 '보그맘'과는 달리 로봇의 존재로 인해 성장하고, 사랑도 얻는 주인공 김민규의 서사를 그리며 차별점을 뒀다.

다만 이야기 전개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김민규가 로봇인 척 연기를 하는 조지아의 정체를 홀로 눈치채지 못하고, 로봇에게 점점 마음을 연다는 설정 때문에 정체가 탄로 나기 전까지는 매회 예측 가능한 비슷한 전개가 이어져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악랄한 악역도 없고, 자극적인 전개가 등장하지도 않는 '착한 드라마'였기에 오히려 서사를 풀어가는 과정이 밋밋했다.

그 결과 '로봇이 아니야'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드는데 실패했고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드라마는 자체 최저 시청률 2.4%(이하 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가 하면 방영 내내 3~4%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패의 늪에 빠졌다.

처음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해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열연한 유승호, 인간 조지아와 로봇 아지3, 로봇인 척하는 인간 조지아까지 사실상 1인 3역을 소화해 낸 채수빈으로서는 다소 아쉬울 성적표다. 홍백균 박사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준 엄기준을 비롯해 그의 연구팀인 산타마리아 팀원들을 연기한 박세완 송재룡 김민규 등 감초 같은 조연들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었기에 아쉬움을 더한다.

'로봇이 아니야'의 후속작으로는 오는 3월 방영 예정인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방영된다. 반평생 동반자로 살아온 한 부부가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또 잊고 살았던 것들을 되짚어보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약 6주 간의 결방을 거친 뒤 3월 첫 방송될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