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뮤지컬 연출가 황민이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유족은 합의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28일 의정부지법 형사1부(정우성 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황민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동종 전과가 있었다는 점, 무면허 음주운전이었다는 점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민은 재판을 위해 수의를 입고 등장했다. 지난 2일 첫 공판 당시 안면 근육 마비를 호소하던 그는 증상이 한결 나아진 듯 보였다.

정우정 판사는 지난 공판에서 유족과 합의에 진척된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황민 측 변호인은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친인척이 나서서 어느 정도 금액만 맞으면 합의될 것 같다”며 “시간을 달라”고 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 심문을 생략했다. 판사는 “유족 측에서 의견서를 냈는데 합의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합의를 위해 연기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선고 기일을 지정하되, 만약 유족 측과 구체적인 진전이 있다면 선고 기일을 변경하겠다”고 말했다.

검사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음주운전은 위험한 범죄로 엄히 처벌해 근절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인 징역 6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황민 변호인은 “구속된 이후 반성을 하고 있고 피고인도 계속해서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피해를 준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고 외국인이다 보니 금전 관리를 잘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애로사항이 있다.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시간을 달라. 반성하고 있고 과거 전력은 있지만 큰 잘못은 없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판사는 마지막으로 황민에게 최후 변론 기회를 줬다. 이에 황민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 사고로 사망한 고인과 피해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 어떤 말로도 피해에 대해 보상할 수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황민은 다시금 “죄송하다”고 말을 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는 황민의 아내이자 배우 박해미나 그의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해미는 황민이 구속된 직후 한 번도 남편의 면회를 가지 않았다. 공판에도 참석한 적이 없다. 재판의 과정을 지켜본 가족은 황민의 삼촌이 전부였다. 황민의 재판이 끝이 나자 황민의 국선 변호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다른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서 빠르게 법정을 퇴장했다.

황민은 지난 8월 27일 오후 11시 15분경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나들목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갓길에 정차 중인 25t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황민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04%였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20대 뮤지컬 단원과 30대 배우 겸 연출가 등 2명이 사망하고 황민를 비롯한 동승자 3명이 부상을 당했다.

황민의 선고 공판은 다음달 12일 오후 2시 15분 열린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