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신하균의 19금 액션부터 청춘들의 '땐스 스뽀츠' 성장기, 희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까지. 지상파 월화극이 한층 풍성해졌다.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극본 허준우·연출 김대진)와 KBS2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연출 박현석)가 3일 밤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했다. 여기에 한주 먼저 첫 방송된 SBS 특집드라마 '사의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까지 지상파 3사의 월화극이 전과 결이 다른 라인업을 자랑했다.

시청률 경쟁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4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나쁜형사' 1, 2회가 각각 7.1%, 8.3%(이하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타이틀을 가져갔다. 앞서 1, 2회에서 7.8%, 7.4%를 기록했던 '사의찬미'는 3, 4회에서 4.7%, 5.6%로 주저앉았다. '땐뽀걸즈'는 1, 2회 각각 2.7%, 3.5%로 출발하며 후발주자로 추격했다. 이에 각 드라마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 돌아온 신하균, 19금 내건 제대로 '나쁜형사'

첫 방송에서 승기를 잡은 '나쁜 형사'는 연쇄 살인마보다 더 나쁜 형사 우태석(신하균)과 매혹적인 천재 여성 사이코패스 은선재(이설)의 위험한 공조 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방송 전부터 영국 공영방송 BBC의 인기 범죄 드라마 '루터(luther)'를 리메이크하고, 배우 신하균의 2016년 '피리 부는 사나이' 이후 2년 만의 드라마라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더욱이 1, 2회가 지상파는 물론 공영방송 MBC에서 이례적으로 '19금' 판정을 받으면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나쁜형사'는 기대에 부응하듯 첫 방송부터 흡인력 있는 전개를 선보였다. 우태석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메밀밭 여고생 살인사건'부터 처참한 여고생 사체를 비롯해 연쇄살인마 장형민(김건우)과의 대립각까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특히 13년 후 최고 강력범죄 검거율을 자랑하는 우태석을 보여주며 시간을 뛰어넘는 전개, 우태석이 장형민을 검거하지 않고 높은 난간에서 떨어지게 만드는 엔딩 장면 등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형사이지만 법의 심판이 아닌 자력의 심판을 이행하는 '나쁜형사'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났다.

◆ 영화 같은 영상미, TV시네마 '사의찬미'

'사의찬미'는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신혜선)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 극작가인 김우진(이종석)의 비극적인 사랑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김우진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 드라마다. 과거 영화와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한 윤심덕과 김우진의 희대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특히 '사의찬미'는 단순한 단막극 형태가 아닌 'TV시네마'를 내걸고 그에 걸맞은 영상미를 보여주며 특집드라마의 품격을 높였다. '닥터스', '낭만닥터 김사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 인기 드라마에서 촬영 B팀을 담당하며 연출력을 가다듬은 박수진 PD인 만큼 입봉작인 '사의찬미'에서 갈고닦은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가 아닌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화면 비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필터와 후보정 작업이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의 은유적이고 비극적인 로맨스의 감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다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이종석의 경우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의리에 힘입어 노 개런티로 참여하는 데다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을 비운의 천재 극작가 김우진에 잘 녹여내 호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신혜선의 경우 첫 방송부터 소프라노 윤심덕의 노래 장면에서 싱크가 맞지 않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우진과 윤심덕의 최후로 결말이 예정된 로맨스인 만큼 6회(마지막 회)에서 배우들이 감정선을 얼마나 폭발력 있게 소화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 깨끗하게 맑게 청량하게 '땐뽀걸즈'

'땐뽀걸즈'는 구조조정이 한창인 쇠락하는 조선업의 도시 거제에서 '땐'스 스'뽀'츠를 추는 여상 아이들을 그린 성장드라마다. 지난해 가을 인기리에 상영된 동명의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를 원작으로 각색됐다. 가장 최근 방송된 콘텐츠를 재가공했다는 점에서 호기심은 자극했으나 실질적인 관심도 면에서는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던 터. 첫 방송의 열세는 예견된 결과라고 할만 했다.

다만 주연으로 활약하는 박세완, 장동윤, 이주영 등 배우들의 활약이 시선을 끌고 있다. 비교적 신예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감정선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가 최근 충무로와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배우들이기 때문. 특히 박세완은 사춘기 학생으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작품의 청량한 매력을 끌어올렸다. 작품 자체가 청춘의 성장기를 표방하는 만큼 배우들의 성장기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SBS, KBS2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